양력 1월 1일 0시가 되면 서울 종로2가에 있는 보신각에서 보신각종이 33번 울린다. 이렇게 종을 33번 치는 것은, 조선 시대 서울 도성 안에서 인정 이후 야간 통행을 금하다가 통행을 시작하는 새벽 4시 경에 큰 쇠북을 33번 친 일에서 유래했다. 

보신각의 유래
조선시대 한양에 종을 처음 건 것은 1398년(태조 7)이다. 광주(廣州)에서 주조한 종을 청운교(靑雲橋) 서쪽 종루에 걸었다. 1413년(태종 13)에 종루를 통운교(通雲橋:종로 네거리)로 옮긴 데서 종각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후 고종 32년(1895년)에 「보신각」이란 사액(賜額)을 내린 이후 보신각이라 불리어졌다. 보신각은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으로 사라진 후 현대에 새롭게 정면 5칸, 측면 4칸으로 개축되었다. 

그림 = 유영호 (한영도성 걸어서 한바퀴 저자)

조선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의 '오행'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겼고 그중 '믿음(信)'은 중심 土자리에 해당한다. 흥인지문,숭례문,홍지문,돈의문과 함께 그 중심에 '보신(普信)'을 고종이 완성한 것이다. 

보신각 예전 모습

33번 치는 이유
새벽 종을 33번 치는 전통은 조선 초기에 시작됐다. 조선은 태조 5년(1396)부터 도성의 4대문(숭례문·홍인지문·숙정문·돈의문)과 4소문(혜화문·소덕문·광희문·창의문)을 일제히 여닫기 위해 종을 쳤다. 

새벽에 치는 종을 '파루(罷漏)'라 하고, 저녁 종을 '인정(人定)'이라 한다. 파루는  오전 4시경에 33천(天)에 맞추어 33번을 쳐서 통금 해제를 알리고 도성 8개 문을 열어 하루를 시작했다.인정(人定)은 오후 10시경에 28수 별자리 수에 맞추어 28번 타종하여 통행 금지를 알렸다. 인정 이후에는 딱딱이를 든 순라군(巡邏軍)들이 순찰을 돌았다.

우리나라에 '제야의 종'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일제강점기 1929년이다. 일본 경성방송국이 정초에 '제야의 종소리'를 생방송으로 내보내며, 대중에게 널리 퍼지게 되고 1953년부터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시작해 현재까지 정착됐다.

박찬화 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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