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고조선연구소…탁자식·개석식 고인돌 추가 발견

“한반도 해양세력 규슈북부 진출 암시”

인하대(총장 최순자) 고조선연구소 연구팀은 일본 규슈지역 고인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조선의 민속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를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연성 고조선연구소장을 대표로 한 조사단은 3일부터 5일간 야마구치현 서북 동해쪽 해안지역부터 규슈 사가지역까지 현장 조사를 마치고 7일 귀국했다. 현지 조사계획을 기획한 복기대 연구실장은 “2016년에 이어 규슈지역에서 탁자식 고인돌과 개석식(蓋石式·고임돌이 없이 지하매장시설 위를 뚜껑처럼 덮개돌이 직접 덮고 있는 형태로 한국 고인돌의 주류) 고인돌을 추가로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일본 야마구치현 해안지역 무덤군의 칠성석 석관묘

 조사단은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서쪽 동해 해안에 인접한 무덤군에서는 북극성이 있는 정북방향으로 석관묘가 나란히 배열되어 있는 점이 주목된다”며 “특히 그 중 하나는 일곱 개의 개석(蓋石·덮개돌)을 의도적으로 사용해 북두칠성에 대한 숭배의식을 연상케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를 통해 고조선인들의 천문지식 등 문화적 특징과 해양적 진취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석재 전 천문연구원장은 이에 대해 내몽고지역 홍산문화(기원전 3000년 전후) 시대 이후 북방계 고조선 세력은 동아시아 천문 관측을 주도했다고 주장한다.

일본 규슈 후쿠오카현 가스야군 우미초 오노산성 기슭의 고인돌(추정)

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조사 과정에서 후쿠오카시 남쪽 오노산성(大野城) 기슭에서 대형 고인돌로 추정되는 배 모양 바위(후나이시, 船石)를 새로 발견했다. 이 바위는 지금도 그 둘레에 금줄과 같은 새끼줄을 둘러 지역주민들이 신성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일본 규슈 사가현 천신사 고인돌

연구소는 “사가현 미야키군의 천신신사(天神神社) 바로 옆에 있는 고인돌도 ‘후나이시’라고 불리는데, 배 모양인 점이 오노산성 것과 같다”며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서해안에 적합하도록 바닥이 평평한 평저선(平低船)의 형태를 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는 고대 한반도 서해안 해양세력이 쓰시마와 이키섬을 거쳐 규슈 북부에 진출했음을 암시하는 형태로서 흥미로운 연구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우장문 박사 등 국내 고인돌 전문가가 조만간 현지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사 과정에 동행한 남창희 인하대 대외협력처장은 “고조선과 황해 해양교류사 연구의 중심인 인하대학교가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도록 정부 및 후원단체와의 협력체제 구축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인하대 고조선연구소]

박하영 기자  p-hayoung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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