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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재원의 『어원으로 본 단군조선』 - ‘누이’와 ‘잠’의 어원

‘누이’와 ‘잠’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도 정확한 어원을 모르고 있다. 어원연구를 통하여 우리 조상의 정체와 풍속과 생활상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뉴에의 변신 기사 화면 캡쳐

 

누이
                          
‘누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누이’는 남자 쪽에서 보아 그와 항렬이 같은 여자를 말하며 경북지방이나 황해도 지방에서는 ‘누에’라고도 한다.

경상도사투리로 ‘누부’라고 한다. 또 ‘누에’의 경상도와 함경도의 사투리는 ‘누비’ 이며 누나의 함경도 사투리와 누이의 경남, 함경도 사투리도 ‘누비’이다.

또 누에의 경상도 사투리는 ‘뉘비’라고도 한다. 또 누에를 ‘누베’나 ‘뉘’라고도 한다. 누에의 준말은 ‘뉘’인데 누이의 준말도 ‘뉘’이다. 누이동생의 준말이 뉘동생이다. 즉, 누이의 준말인 「뉘」와 누에의 준말인 「뉘」는 같다.

‘뉘’란 중국 삼황오제시대부터 누에의 신神으로 추앙 받는 누조, 뉘조嫘祖의 ‘누’ ‘뉘’와 또한 발음이 같다. 뉘조嫘祖의 ‘뉘嫘’란 여자(女)가 밭(田)에서 실(糸)을 생산 해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밭에 뽕나무을 가꾸어 그것으로 누에를 길러 비단실을 생산하는 여자를 ‘누에’ ‘누이’ 또는 ‘뉘’라고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누에의 신인 뉘조嫘祖는 ‘누이’ ‘뉘’의 어원이 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누이’와 ‘누에’가 서로 같이 쓰이고 있음을 볼 때 누이는 누에를 먹이는 여자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며 ‘누에를 치는 여자’의 대명사로 쓰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뉘조는 삼황오제 시대 황제 헌원의 부인이다. 그런데 누이, 누나는 우리민족의 상용어이다.

조선말까지만 해도 창덕궁 주합루에서 왕비가 해마다 직접 누에를 쳐서 백성들에게 권잠하였으며 제기동 선농단에 왕이 제사지내는 의례와 더불어 성북동의 선잠단에는 누에의 신인 뉘조에게 왕비가 직접 제사를 지내 왔었다.

황제도 호가 유웅씨로 웅족 계열이며 신농과 더불어 소전의 방계자손으로 기록되어 있다. 황제의 부인 뉘조도 어원으로 볼 때 이 또한 우리의 조상이었다는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 즉 신농은 직계, 황제는 방계조상이다.

 

‘잠’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누에가 허물을 벗기 전에 몇 번씩 뽕잎을 먹지 않고 자는 일, 또는 그 횟수의 단위를 말한다.

잠박蠶箔은 누에채반이며, 잠실蠶室은 누에를 치는 집이며, 누에잠은 누에가 뽕잎을 먹는 것을 중지하고 수면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하며 모두 4회 잠을 자며 잘 때마다 허물을 벗는다.

또 잠란蠶卵은 누에의 알이며 잠종蠶種은 누에의 씨를 말하고 잠두蠶頭는 누에의 머리이며 잠농蠶農은 누에치는 일이다. 여기서 농農은 누에치는 잠박(曲)과 누에(辰)를 합한 이다. 농사의 ‘농農’이 벼농사가 아니라 원래는 잠박에 누에를 치던 것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주고 있다.

잠누에는 허물을 벗고 있는 누에로 먹지도 움직이지도 아니하는 누에를 말하며 잠아蠶兒는 누에이고, 잠아蠶娥는 누에나방을 말한다.

‘잠들다’ 또는 ‘잠든다’는 단어는 잠(누에)이 머리를 드는 모양에서 유래된 것이다. 사람도 베개를 받쳐 머리를 몸보다 높이 하여 자는 것이 누에의 수면 모습과 유사하다. 누에가 머리를 들면 즉, 잠蠶이 머리를 들면(잠이 들면) 뽕잎을 그만 먹고 잠이 드는 것이다.

즉, 누에가 수면에 들어간다는 표현이 ‘잠이 들다’이다. 국어사전에도 수면제를 잠약蠶藥이라 하여 잠드는 것과 불가분의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사람이 죽는 것을 ‘고이 잠들다’ 라고 표현하는 것도 번데기가 되어 누에고치 속에서 이듬해 봄에 나방으로 변신하기 전까지 깊은 잠을 자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사람도 누에고치처럼 생긴 옹관 속에 뉘어서 묻었던 것도 누에 번데기가 나방으로 다시 부활하듯이 사람도 누에고치처럼 환생하는 뜻으로 본 것이리라. 잠이 많은 사람을 일러 ‘잠벌레(누에)’ 라고 하는 것도 여기서 나온 말이다. 잠의 어원에서 우리민족의 사생관을 엿볼 수 있다.

 

 

 

 

 

 

 

.훈민정음연구소장
.한배달부회장
.한국땅이름학회명예회장
.국학박사 반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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