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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원중회고(怨憎會苦)-모기 3

두물머리에 서서 (2)

태종호
(한민족통합연구소)

 

 

이놈 모기란 놈아,

너란 놈은 맹랑하기가 그지없고
교활하기가 짝이 없다는 것은 
내 일찍이 알고 있는 바이지만
그래도 궁금한 것이 하나 있나니
너의 종족은 원래 이 세상에 태어나서
물 한 방울 보시한 적이 없고
피 한 방울도 헌혈한 적 없이
무자비하게 남의 피만 빨다가 일생을 마치니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

그 좋은 재주와 신체구조를 가지고도
밝고 빛나는 곳은 회피하고
음습하고 불결한 한 곳에 숨어서 
허구 헌 날 빨대 꽂을 궁리만 할 것이 아니라
한 번쯤은 광명 천지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더 큰 꿈도 꿀만 하건마는
어찌 그리 네 종족들은 한결같이
선업은 팽개치고 대를 이어 악업만 일삼으니
내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니라.

자연의 섭리는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고
순환의 이치에 따라 시간은 흘러
너희들의 꽃 시절은 다 가고
이제 조석으로 찬이슬 내려
사라질 때가 된 지금에도 
네놈들의 행태는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고 
더 악랄해져 가고 있으니
다음 생에도 네놈들은 사람으로 태어나기는 
영 글렀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 불쌍하고 가여운 모기야.

 

두물머리 전경, 이미지출처=양평군

2023년 9월 7일 늦더위 속 모기의 행태를 보며.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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