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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대덕소풍】 대덕을 걷다, 대덕을 감상하다즐기는 문화탐방...일상을 넘어 역사 속으로

9월 12일! 하늘은 맑다. 여기저기서 보이는 흰 구름 뭉치에 따가운 햇볕은 꼬리를 감추었고 5, 60대 중년의 20여 분이 대덕문화원 주최의 ‘뚜벅뚜벅 대덕 소풍’에 참여했다.

 

대덕문화원 뚜벅뚜벅 대덕소풍의 참여자들을 태워주는 '대덕 뚜벅이'랍니다

오전 10시에 대덕문화원이 준비한 대형 버스를 타고 첫 번째 행선지인 비래동 느티나무를 만나러 출발했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잠시 이번 행사를 준비한 대덕문화원의 임찬수 부원장은 “대전은 1천년 선비문화가 면면이 전해오는 역사문화의 고장으로 현재의 대덕구를 포함한 그 회덕에 뿌리가 있다.”며 “오늘 대덕문화원에서 준비한 이 행사에 참여한 여러분은 정말 복이 많은 분들이다.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맛난 점심을 준비했으니 그 때 다시 뵙겠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인사말을 하는 대덕문화원 임찬수 부원장의 모습

비례사 들어가는 큰 길 입구에서 버스를 내린 일행은 바쁜 일상을 벗어나 자연 속으로 향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어릴 적 소풍을 떠나는 소년, 소녀의 마음으로 오늘 ‘뚜벅뚜벅 대덕소풍’ 첫 발을 떼었다.

 

비례동에 있는 600년 훨씬 넘은 역사를 품고 있는 느티나무 앞에서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처음 우리를 맞이한 것은 600년이 훨씬 넘은 큰 느티나무다. 특이하게도 이 느티나무는 암.수가 한 쌍이 나란히 있다. 평소 많은 이들이 지나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자주 보기는 하지만 가까이서 느티나무와 이야기하고 느티나무를 만져보고 느티나무의 역사를 듣지는 않는다. 요즘 사람들은 다들 바쁘기 때문이다.

 

비례동 느티나무 맞은 편에 있는 고인돌 유적지, 이곳에서 비파형동검과 붉은 간토기 등 소량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김은정 해설사는 비례동 느티나무에 얽힌 짧은 이야기를 해주었고 이어 맞은편에 있는 고대 유물 고인돌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이곳 고인돌은 지난 1979년에 경부고속도로 확장 공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발견이 되었는데 이곳에서 비파형동검과 붉은 간토기 등 소량의 유물이 발굴 되었다고 한다.

이 부근에서 3기의 고인돌이 발견되었는데 고인돌 상단에 있는 덮개의 경우 별자리 모양을 세긴 성혈이 있어 고대로부터 별자리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흐르고 초기 관리가 되지 않은 탓에 성혈의 모습이 흐려져 있다.

 

초연물외然物外. 물질에 구속되지 않는 초연한 삶을 살았던 조선의 선비정신을 엿볼 수 있다

이어 자리를 옮긴 곳은 비례사 입구에 있는 흐르는 물이 옥과 같다하여 붙여진 옥류각이 반듯이 서있다. 옥류각을 가까이 하다보면 길 옆 바위에 새겨진 글을 확인할 수 있는데 동춘당집 24권에 나오는 글 초연물외然物外이다. 물질에 구속되지 않는 초연한 삶을 살려했던 조선의 선비정신을 엿볼 수 있는 글이라 여겨져 가슴에 담아본다.

비례동 비례사 옥류각의 모습, 12개의 나무기둥이 옥류각을 받치고 있다

김은정 해설사는 현장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옥류각 하단을 지켜주는 기둥을 가르키며 이에 대해 설명했다. 12개의 기둥은 아름다운 옥류각을 든든히 지켜내고 있었다. 9개는 지면에 놓인 낮은 바위에 나무기둥을 놓아 옥류각을 지켰고 나머지 3개는 흐르는 소천 위에 돌받침을 놓고 그 위에 나무기둥을 놓아 옥류각 한 면을 지키고 있다. 

비례사에는 1650년 즈음에 조각승 무염에 의해 나무로 만들어진 부처님의 모습에 금을 입혀 모셔놓고 있다. 물론 이는 대둔산 안심사에서 옮겨진 것이라 한다.

비례사 옥류각 오르는 길, 옆에는 작은 폭포가 있어 물소리와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특히 비례사에는 우리의 국통과 나라 오래됨을 바로 알 수 있는 단기檀紀 연호가 새겨진 비석이 있다고 한다. 현재 비례사 어느 곳에 보관 중이라고 하는 이 비석이 세상의 광명을 만나 많은 이들에게 보여지기를 소망해 보며 일행은 다시금 발길을 돌렸다.

비례사 옥류각을 지나 초연물외가 새겨진 바위 바로 아래 그늘진 곳에서 우리 일행은 잠시 쉬며 자연이 전해주는 물소리와 바람 소리 그리고 나무의 소리를 듣는다. 

이때 김은정 해설사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함께 마종기 시인의 우화의 강 시낭송이 들린다.


우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 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자연과 함께 하는 오랜만의 여유! 좋은 사람들과 짧게 나누는 세상사는 이야기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과 함께 우리 모두를 맛난 점심식사가 준비 중인 레스토랑 ‘또랑’으로 향하게 했다. 이곳에서 맛난 석갈비 정식을 먹고서 남은 소풍 일정을 이어갔다.

고흥 류씨 정려각 앞에서 단체 사진 촬영

식사 후에 찾은 곳은 정려공원이다. 이곳에는 송유의 어머니인 고흥 류씨 부인 정려각과 정려비가 있다. 정려비가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상하송촌리 삼강려上下宋村里 三綱閭라 새겨진 바위석각이 있는데 이곳에서 충신·효자·열녀가 모두 나온 마을이란 뜻이다. 우리 모두는 정려각 앞에서 첫 번째 단체 기념사진 촬영을 마치고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송애당으로 발길을 돌린다. 

고흥 류씨 정려비

조선 중기 문신인 김경여가 기개와 충성심을 담아 세운 별당 건물로 송애당은 동춘당·쌍청당·제월당과 함께 대전지역을 대표하는 별당 건축물 중 하나이다.

이어 쌍청 송유의 별당으로 청풍과 명월의 맑은 기상을 담고자 지어진, 조선 초기 건축양식과 단청을 볼 수 있는 쌍청당으로 이동했다.

 

송애당의 모습

동춘당과는 사뭇 다른 양식으로 지어진 송애당의 모습은 단아하면서도 품위 있는 절제된 조형 양식으로 가슴에 담았다. 기와 지붕의 끝머리에는 도깨비 문양의 서로 다른 망와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송애당 앞에서의 단체 사진

마지막 행선지이 송애당 앞에서 참가한 일행은 단체 사진을 찍고 오늘의 뚜벅뚜벅 대덕소풍의 전체 일정을 마무리 했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한 참여자가 대전 대덕구의 근간을 이루는 산, 계족산이 원래는 봉황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고 송시열 선생의 송씨문집에는 우리(송씨집성촌)가 배달산 아래에 살고 있다며 계족산을 배달산이라고도 했다고 알려준다. 

함께한 스무 분 이상의 참여자들과 대덕구문화원 관계자들 그리고 김은정 해설사의 애쓰심에 감사를 드리고, 마지막으로 모두 헤어지기 전에 했던 해설사의 이야기가 아직도 나의 머릿 속을 멤돌고 있다. “도시가 발전하면서 우리의 문화재들이 많이 사라지고 없어져서 안타까움이 더합니다. 그기에는 행정동이 만들어지면서 기존의 지역 역사를 잘 알 수 있는 법정동의 이름이 많이 사라져서 더욱 안타까움이 더하네요!”

2017년부터 진행되고 있다는 지역문화 탐방 행사가 날이 갈수록 지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3년여의 코로나 시간을 지나며 다시금 새롭게 변모하며 대덕구민 곁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관계자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대덕구만의 정형화되어진 문화탐방 코스를 전체 완주하는 분들에게 완주증 또는 완주 메달 등을 수여하며 문화탐방에 대한 기회 확대와 문화운동으로서 구민 정서를 크게 이끌어내는 새로운 변신이 조금은 필요해 보였다. 

 

 

이번 사업은 “뚜벅뚜벅 대덕소풍”이라는 부제로 지역문화재 탐방과 해설 프로그램을 제공되며 ‘문화재 소풍’과 ‘풍경 소풍’이라는 두 가지 테마로 구성되었다. △문화재 소풍 코스에는 비래동의 느티나무와 고인돌, 옥류각, 송애당과 쌍청당이 포함되어 있으며, △풍경 소풍 코스에는 취백정, 차윤주와 차윤도의 효자 정려각비 그리고 대청댐물문화관이 포함되어 있다.

매 달 진행되는 행사 참여에 대한 문의는 대덕문화원(☎ 042-627-7517)으로 하면 된다.

 

차보람 기자  carbora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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