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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의 『마음으로 보는 세상』 - 공유 경제의 진화는 어디까지? '그랩'

'그랩'이 우버를 삼키면서 진화를 시작한다

우리들이 동남아 여행을 다녀 보면 ‘교통체증이 말이 아니다’가 입에서 저절로 나오게 하는 경험들이 많다. 2012년 말레이지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그랩(Grab)은 '거리의 전사(read warrior)'로 불렸다. 택시, 승용차, 오토바이, 삼륜차 등 바퀴가 달린 차량을 총동원해 모바일에 담아 동남아 시민들을 교통지옥에서 해방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결국 승차 공유의 원조인 우버는 동남아 사업을 그랩에게 통째로 매각한다. 그랩은 단순한 차량 공유 업체를 넘어서 동남아 최대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동남아에서 부정부패가 여전하지만 그랩 원칙은 모든 일을 법 테두리에서 투명하게 제대로 해서 동남아를 대표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앤서니 탄(36)은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에서 만난 동기생 공동창업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후이링 탄(34)과 함께 6년 전 그랩을 창업했다. 동남아 전역에서 그랩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은 2000만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1조건을 돌파했다. 동남아 토종 기업으로 출발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후발업체 한계를 극복하며 글로벌 공룡인 우버를 앞지른 것이다. 동남아 6억 인구 일상생활을 책임지는 앱이 되는 게 목표다.

그랩의 출발은 학생 창업 회사였지만 극심한 교통 체증, 낙후된 금융 서비스와 100% 현금 의존도, 여러 언어와 문화 혼재 등 동남아의 고질적인 문제를 정보기술(IT)로 돌파한다는 전략이 시장에서 먹혀들면서 단숨에 올해 매출 10억 달러(1조1천억 원), 기업가치 60억 달러(6조6천억 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동남아에서 우버를 밀어낸 비결은 정부와 신뢰 관계 구축을 통한 현지화다. 그랩은 현지에서 직원을 고용해 서비스 개발 등에 많은 권한을 주는데 이와 별도로 각 정부와 관계가 좋은 게 강점이다. 그랩 매출의 70%는 그랩 앱 거래에서 나온다. 그랩 앱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은 600만 명인데 2020년까지 1억 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그랩은 차 공유를 넘어 쇼핑, 금융까지 진화해 간다

그랩이 차량공유 사업을 넘어 모바일 결제, 음식배달, 쇼핑 등 생활 자체를 바꾸는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O2O)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차량공유, 승객 합승 등 주력 서비스 외에도 화장품, 음식 등 제품을 광고하며 추가 수익을 올리는 서비스가 성장세를 타고 있다.

이제 그랩의 경쟁자는 누구인가? 캐시(현금)다. 현금 사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비싸다. 동남아에서 벌어지는 상당수의 부정부패는 현금을 통해 이루어진다. 2016년 말 론칭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그랩 페이'가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려는 그랩의 노력의 일환이다. 싱가포르만 보면 그랩 앱 이용자 중 70% 가량이 현금을 쓰지 않는다. 다른 동남아 도시에도 이런 트랜드를 확산하고 있다.

지난 6월,그랩(Grab)의 앤서니 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한 포럼행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조선비즈 기사 중 화면캡쳐

그랩의 또 하나의 목표는 2022년까지 동남아에서 운전기사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택시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요타, 현대차 등 기존 자동차업체와 손잡은 이유다.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사건·사고 건수가 획기적으로 줄고 교통 흐름도 원활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랩은 대중교통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해 갈 것이다. 예를 들면 그랩 앱 이용자는 그랩 앱 하나로 '그랩사이클'을 타고 전철역에 가서 '그랩지하철'에서 내리면 역 출구에서 대기 중인 '그랩카'를 타는 식이다. 무서운 속도로 영역을 확장해 가는 그랩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그랩의 미래가 무엇인지 보인다.

2012년 말레이지아에서 그랩택시를 출시하면서 2013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으로까지 진출한다. 2014년에 베트남, 인도네시아로 진출하면서 그랩카, 그랩바이크를 출시했다. 2015년에 그랩익스프레스, 그랩세어를 출시하고 2016년에 그랩페이, 그랩셰어를 출시했다. 2017년에 미얀마, 캄보디아에 진출하고 그랩카우치, 그랩셔틀, 그랩나우, 그랩리워드, P2P펀드 트랜스퍼를 출시했다.

올해 우버 동남아 사업을 인수하고 그랩사이클, 그랩푸드를 출시하면서 현재 아세안 8개국 209개 도시에 그랩을 진출시키고 하루 이용자가 400만 명, 가입 운전자 수와 그랩 플랫폼 이용 소상공인 수가 6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전광석화처럼 진화해 가고 있다.

그랩은 동남아 이외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그랩의 최대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기업이 되고 싶은 게 목표다. 동남아 최대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이라고 불리고 싶어 한다. 30대 중반의 청년들이 불과 6년 만에 동남아에서 무섭게 질주하는 모습에서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이 서로 손잡자고 손을 내미는 광경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껴야 할까?

 

이동호 회장, KIC고문,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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