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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사기] 중국사 기록의 쌍두마차 《사기》와 《한서》의 차이점
《사기》와 《한서》는 고대부터 비교의 대상이었습니다. 《한서》를 편찬한 반고班固(서기 32~92)는 사마천보다 약 150여 년 후의 사람인데, 그 역시 대를 이은 사관 집안 출신이었습니다. 반고의 부친 반표班彪는 《사기》에서 부족한 점을 느꼈고, 또한 《사기》가 무제武帝에서 끝났기에 이를 계속 잇기 위해 《후전後傳》을 편찬했으나 서기 54년 사망했습니다.

반고는 부친의 유지를 계승해 사서를 편찬하다가 ‘국사를 사사롭게 개작한다’는 혐의로 고발당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보던 문헌들을 보고 받은 후한後漢 명제明帝가 난대령사蘭臺令史라는 벼슬을 내리면서 오히려 국가의 지원을 받으며 《한서》 편찬에 들어갔습니다.

반고는 〈팔표八表〉와 〈천문지天文志〉는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상을 떠났지만 누이동생 반소班昭가 화제和帝의 명으로 편찬을 계속했고, 마속馬續이 보완해 완성했습니다. 《한서》도 많은 곡절을 거쳐 탄생한 사서였습니다.
 
출처 : slidesplayer.com/slide/11305398/

두 사서 중에 당唐나라 전까지는 사대부들 사이에서 《한서》가 사기보다 높게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당나라 중기 한유韓愈(768~824)가 《사기》를 불평지명不平之鳴의 문학으로 높이 평가하면서 평가의 기류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사기》와 《한서》는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 힘든 역사서입니다. 첫째 편찬 목적이 달랐습니다. 《사기》는 천하사天下史인 반면 《한서》는 제목 그대로 한漢(전한前漢)나라의 역사입니다. 서술 대상으로 삼은 시기가 달랐습니다. 《한서》는 전한의 역사만 다루었지만 《사기》는 오제五帝부터 시작해 삼대三代로 불렸던 하・은・주와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진秦나라와 한무제 태초太初 연간(서기전 104~서기전 101)까지 장구한 역사를 다루었습니다.

둘째 가치 기준이 달랐습니다. 《한서》는 한나라의 체제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사기》도 한나라를 중시했지만 그 틀에 갇히지 않았습니다. 《사기》가 한고조 유방과 중원의 패권을 다툰 항우를 〈본기〉에 넣어 황제들의 사적으로 다루다면 《한서》에서는 〈진승항적열전〉으로 낮춰 다루었습니다. 《사기》가 제후들의 사적을 〈세가〉에 실어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인정한 반면에 《한서》는 〈세가〉 자체를 설정하지 않고 모두 〈열전〉으로 낮추어 실었습니다.

사마천은 일종의 ‘전지적사가시점全知的史家視點’으로 《사기》를 서술했습니다. 그리고 “태사공은 말한다”라는 사평史評을 실어 여러 왕조는 물론 각 사건과 인물들에 대해서 직접 평가했습니다. 사마천은 〈항우본기〉의 사평에서 (항우는)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한 것이지 군사를 잘못 움직인 죄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크게 비판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옛날 일을 스승으로 삼지 않고 패왕의 사업만을 말하면서 힘으로 천하를 정벌’ 하려다가 멸망했다면서 하늘이 망하게 한 것이 아니라고 서술했습니다. 항우와 유방이 맞붙은 초한대전楚漢大戰의 승패는 천명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유방과 항우의 용병술의 차이에 있었던 것처럼 서술했습니다.

유방과 항우의 홍문연鴻門宴에 대한 기술은 항우가 이때 책사 범증의 건의대로 유방의 목을 벴으면 중원의 패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역설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이때 유방의 목을 벨 것을 주장했던 항우의 왕사王師 범증范增이 “오호라! 어린아이(수자豎子)와는 일을 도모할 수 없구나. 항왕(항우)의 천하를 빼앗을 자는 반드시 패공일 것이다.”라고 한탄한 말을 인용했습니다.

사실 왕조국가에서 사마천의 이런 역사서술은 위험한 행위였습니다. 《후한서後漢書》 〈채옹蔡邕열전〉에는 사도司徒 왕윤王允이 “옛날 무제武帝께서 사마천을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비방서를 짓게 해서 후세에 돌아다니게 되었다.”라고 비판한 것이 이를 말해줍니다.

그러나 사마천의 《사기》는 비방서의 차원을 넘는 역사서입니다. 《사기》가 자신을 궁형에 처한 것 때문에 비방하는 마음만으로 썼다면 지금껏 살아남았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위 내용은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블로그에도 게재되어 있습니다. 
 

박찬화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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