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대덕문화원은 지난 23일 대덕구 동춘당종택 앞마당에서 제12회 김호연재 여성문화축제 ‘임동창 風流, 김호연재를 위하여’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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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 선생의 모습 |
이날 행사는 17세기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여류시인이며 조선시대 규방문학의 명장이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꿈꾼 여성 군자였던 김호연재(金浩然齋)를 기리는 행사로 그녀는 규방문학의 명장으로 손꼽히는 신사임당,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시대 3대 명장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대덕문화원은 지난 2010년부터 대덕구 주관으로 '김호연재 여성문화축제'를 개최하여 다양한 체험, 공연, 시화전 등을 동춘당 역사공원 일대에서 진행해 오고 있다.
안동 김씨로 군수를 지낸 김성달의 딸로, 동춘당 송준길의 증손자인 소대헌 송요화와 결혼하여 20년간 244편의 시를 남기며 불꽃같은 짧은 생을 살다 갔다.
남편 송요화가 과거 공부를 위해 집을 떠나있는 동안 집안의 살림을 도맡아 처리하며 가난과 고독을 스스로 달래야 했는데 이때에 잠재된 문학적 재능이 만개하게 된다.
김호연재는 부모님을 여의고 난 뒤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의 대덕인 회덕으로 혼인해 왔고 시증조의 고택인 동춘당에서 지척거리에 있는 소대헌 고가에서 42세까지 살다 가셨다. 그녀는 삶의 고단함과 아름다움을 시로 노래했던 인물로 자신을 ‘탕탕한 군자의 마음’이라고 표현하며, 남성 위주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당시 여성으로서는 이야기하기 힘들었던 성별과 신분의 불평등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과감히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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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연재는 신사임당,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시대 3대 규방문학의 명장으로 손꼽힌다 |
당시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어 있던 조선시대의 일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녀는 마음을 담아낸 시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자신의 생각이나 태도에 대한 세상의 비난에도 개의치 않고 소신을 지키며 살았던, 시대를 앞선 그런 인물이다.
호연재의 시는 책으로 엮여 집안에서 전해 내려왔다. 호연재의 시는 조선시대 여성 문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는데 주로 결혼으로 인해 헤어지게 된 친정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내용이지만, 그러한 그리움을 극복하기 위해 신선과 같이 세상살이를 초월하고 고고한 선비의 모습으로 학문에 전념하는 강인함이 잘 드러난다.
현장 행사로 4년 만에 화려하게 돌아온 김호연재 여성문화축제는 김호연재가 노래했던 시를 이 시대 최고의 예술가 임동창 풍류피아니스트와 TATARANG(타타랑)에 의해 음악으로 환생시키는 환상적인 무대가 되었고, 그녀가 남긴 시를 읽으며 느낀 그녀의 담대함과 호연함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며 함께한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기도 했다.
공연 마무리에 공연과 함께 소개되어진 김호연재의 시를 소개하면
한정(閑情)2
긴 반 잠들기 어려워
쓸쓸히 새벽 종소리 기다리네.
영롱한 한 밤의 달빛과
소슬한 오경의 바람.
세상일 시름은 천첩이나 되고
이별의 정은 한이 만겹이로구나.
돌이켜 몸 밖의 벗을 보니
오직 한 그루 푸른 소나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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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타랑의 취하여.... |
취하여(醉作)
취하고 나니 천지가 넓고
마음을 여니 만사가 편안하구나.
고요히 자리 위에 누웠으니
잠시 인간사 잊음을 즐기노라.
이렇듯 마음을 담아내 시와 술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자신의 생각이나 태도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비난에도 개의치 않고 소신을 지키며 살았던 김호연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는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공연 중간에 임동창 선생의 소개로 문희순 박사가 무대로 나와 김호연재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문 박사는 “대덕구와 대전시는 김호연재 보유 도시입니다. 삼대 여성시인을 말씀해 주셨는데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문인입니다. 이 바람결, 숨결, 물소리, 새소리, 하늘의 별과 달, 자연을 이용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몸부림치다 가신, 단순히 사랑이나 그리움이나 외로움을 구걸하다 가신 여성시인이 아니고 ‘나는 누구인가?’ ‘나라고 하는 여성의 존재는 뭐냐?’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다 가신 여성입니다. 여러분 우리 대전시 대덕구는 영원히 김호연재와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진 그런 도시입니다.”라고 하자 박수와 탄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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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연재를 설명하고 있는 문희순 박사의 모습 |
문희순 박사가 김호연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없던 바람이 살짝 일어 소나무 가지가 잠시 흔들렸는데 보름은 멀었지만 밝은 달밤이었고 그 분이 오신 것 같은 느낌에 많은 이들이 술렁이기도 했다.
행사의 마지막에 울려퍼진 아리랑은 참여한 이들의 마음을 활짝 열어주었고 흥에 겨운 참석자들은 무대 앞으로 나와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하며 김호연재의 노래와 시를 즐기며 이번 행사의 마지막 피날레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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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피날레로 다함께 강강술래야! |
이날 행사에 대덕문화원 이종철 원장과 임찬수 부원장, 최충규 대덕구청장, 박영순 국회의원 및 시의원과 구의원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이번 행사는 사전예약 신청을 받아 진행하려 했지만 예약 마감 이후에도 많은 지역민들이 참여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는 관계로 사전 예약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현장 접수를 받아 행사는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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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행사는 300여 명이 넘는 참여자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
호연재가 이 시대를 다시 살아간다면 이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우리들에게 어떤 말을 남길지 사뭇 궁금해진다.
차보람 기자 carbora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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