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오늘은 동지로부터 스물두 번째 절기인 입동 |
오늘 11월 7일은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이다. 입동은 24절기 가운데 동지를 기준으로 스물두 번째 절기에 해당한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겨울로 들어서는 이날은 자연이 한 해의 결실을 거두고 새로운 생명의 순환을 준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올해 입동은 7일 오후 6시 52분이다.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황도를 15도씩 나누어 정하는데 입동은 태양의 황경이 225도에 이르는 시점이다. 상강과 소설 사이에 자리하며 계절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기준이 된다.
우리 선조들은 입동을 단순히 추위가 시작되는 날로 여기지 않았다. 자연의 변화에 맞추어 생활을 정비하고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는 지혜의 시간으로 받아들였다.
농촌에서는 입동을 전후해 무와 배추를 수확하고 김장을 담갔다. 겨울철 먹거리를 마련하는 김장은 단순한 음식 준비를 넘어 가족과 이웃이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이기도 했다. 또한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곳간과 외양간 등에 고사를 지내며 한 해 농사의 결실에 감사하고 집안의 평안을 기원했다.
특히 입동에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음식을 대접하는 치계미(雉鷄米) 풍속이 있었다. 형편이 어려운 마을에서는 미꾸라지로 끓인 도랑탕을 대접하기도 했다. 겨울을 앞두고 어른들의 건강을 살피고 이웃과 정을 나누었던 우리 민족의 따뜻한 생활문화가 담겨 있다.
입동의 의미는 동양의 자연철학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동지는 밤이 가장 길어지는 시점이지만 동시에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전환점이다. 예로부터 이를 음이 극에 이르면 양이 생겨난다는 음극양생(陰極陽生)의 이치로 해석해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동지를 새로운 순환의 출발점으로 삼으면 입동은 스물두 번째 절기가 된다. 자연은 입동을 지나 겨울의 깊은 휴식으로 들어가지만 그 고요함 속에서는 이미 다음 봄을 위한 준비가 이어진다.
오늘날 입동은 현대인에게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끊임없는 성장과 경쟁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자연은 때로 멈추고 비우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봄에 싹을 틔우고 여름에 성장하며 가을에 결실을 맺은 자연은 겨울에 그 생명력을 안으로 갈무리한다. 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다.
입동은 겨울의 시작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봄을 잉태하는 시간이다. 한 해의 끝을 향해 가는 오늘 자연의 질서 속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다가올 새해를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문국’ 망령의 부활인가… 남원문화원은 누구를 위한 역사를 가르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