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시에 위치한 시립박물관을 찾은 5월 2일, 전시관 한편에 자리한 발해 문화 코너에서 심각한 역사 왜곡의 흔적이 발견됐다.

전시 설명문에는 발해를 "당나라에 속한 지방 민족 정권"이라고 단정하고 있어 역사적 자주성을 무시한 채, 발해를 철저히 중국 중심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전시물에는 “발해국은 속말말갈인을 주체로 세운 나라로, 당에 속한 지방 민족 정권”이라고 적혀 있었다. 또한 ‘당대 발해국(唐代渤海国)’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발해가 마치 당나라의 한 지방 정부였던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게다가 발해국 강역도는 당의 안동도호부가 마치 한반도 안으로 들어온 것처럼 하여 발해와 통일신라의 강역을 왜곡하고 있다.
중국 측의 이런 설명은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역사적 해석을 둘러싸고 민감한 갈등을 빚어온 동북공정(東北工程)의 연장선상에서, 발해를 중국 역사 내에 포섭하려는 시도 중 하나로 보인다. 발해는 고구려의 계승을 자처하며 독자적인 정치 체계와 문화를 발전시킨 고대국가로, 자주적 독립국가로 평가된다.
박물관 내 발해 관련 유물은 많지 않았지만, 중국 전역의 주요 박물관에서 발해 유물을 소개할 때 거의 동일한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더한다. 명백한 역사 왜곡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전시된 설명문에 따르면 발해는 동쪽으로 일본해(동해), 서쪽으로 이통하, 북쪽으로 흑룡강 하류, 남쪽으로는 금야강을 경계로 신라와 인접한 대국으로 묘사되었다. 5경 15부 62주 100여 개의 현을 설치하고 수십만 명을 관할하며 ‘해동성국(海東盛國)’이라 불릴 정도로 번영했음을 강조하면서도, 그 정치적 독립성은 부정하고 있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균형 잡힌 해석 없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한 서술은 미래 세대에게 왜곡된 역사의식을 심을 수 있다. 발해는 한국사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며, 자주적 국가로서의 정체성과 문명을 꽃피운 독립된 고대국가다. 그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인식이 국제사회에서 올바르게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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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연 기자 miracle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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