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10년, 무엇이 달라졌나
2025년 7월 8일, 공주에서는 특별한 시간이 흐른다.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국립공주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된다. 2015년 등재 이후 백제왕도 공주·부여·익산의 역사적 위상은 국제적으로 조명받기 시작했으며, 이번 학술대회는 그 10년을 점검하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지성의 장이다.
최원철 공주시장을 비롯한 역사학계, 정책기관, 문화유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서울대학교 권오영 교수가 기조강연을 맡아 “등재 후 10년의 역사”를 분석하고, 공산성과 무령왕릉 등 핵심 유적의 조사 성과가 발표된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구체적 대안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백제의 시간, 지금도 살아 움직인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공산성, 무령왕릉, 왕궁리유적, 능산리사지 등은 ‘백제 후기 왕도 체계’를 구성하며, 고대 동아시아 국제교류의 중심지였음을 입증하는 유적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세계유산 해석설명의 원칙과 방법(이수정 박사)’, ‘유적지구 확대와 관리방향(이순자 박사)’ 등 유산 관리의 전문적 방향까지 폭넓게 논의된다.
무엇보다 주목할 발표는 ‘공주 시민의 인식과 참여’에 관한 공주학연구원의 조사다. 시민들이 이 유산을 어떻게 인식하고 참여해왔는지를 분석한 결과는, 문화유산이 지역의 정체성 그 자체임을 보여준다.문화유산은 전문가만의 것이 아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시민 참여’와 ‘지속 가능성’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문화유산 활용의 미래를 설계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시작에 불과하다. 진정한 의미는 그 유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해석하고, 우리 삶과 연결시키는가에 달려 있다.
국립공주대 역사박물관 서정석 관장은 “이번 대회가 유산에 대한 종합 진단은 물론,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유산 관리의 방향을 제시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보존’이 아닌 ‘참여 기반의 활용’이라는 키워드를 던졌다.
백제를 걷는다는 것, 한국을 이해하는 방식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서 백제왕도는 이제 단지 학문이나 관광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과 역사 인식, 그리고 지역공동체의 미래를 설계하는 ‘기억의 공간’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백제라는 과거에서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묻는 자리다.
향후 공주시와 국립공주대는 시민 교육 프로그램, 해외교류 확장, 유산 확장등재 등을 추진하며 ‘백제왕도 프로젝트’를 지속할 계획이다. 고대의 왕도였던 백제는 이제 세계와 소통하는 문화도시의 중심축으로 다시 걷고 있다. 그 발걸음에, 우리가 동행할 시간이다.
임종석 기자 lcs5420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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