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대표적 제천 유적인 강화 참성단의 독특한 구조와 그 속에 담긴 사상적 의미를 ‘역학(易學)’의 관점에서 해석한 박사논문이 발표돼 학계와 문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논문은 2025년 하반기 인하대학교에서 「참성단의 상방하원(上方下圓) 제단 형태에 관한 역학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는 한태일 박사(현 인천도시공사 상임감사, 전 공직자)의 연구 성과다. 논문은 참성단의 축조 원리와 상징 체계를 ‘지천태괘(地天泰卦)’와 홍익사상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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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정상에 위치한 참성단은 고려·조선 시대 국가 제천 의례가 거행된 성소(聖所)로, 오늘날 개천절 기념행사의 중심지다. 특히 ‘위는 네모, 아래는 원’이라는 상방하원 구조는 일반적인 제천단의 상원하방(上圓下方)과 정반대다. 한 박사는 이러한 형식이 동아시아 우주론인 ‘천원지방(天圓地方)’과는 다른, 독창적인 철학과 사상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참성단의 상방하원은 『주역』의 지천태괘가 상징하는 ‘하늘과 땅의 교합’ 원리를 반영한다. 하늘(양기)은 아래에서 위로, 땅(음기)은 위에서 아래로 향하며, 이 두 기운이 만나는 자리에서 만물이 조화롭게 생성된다는 것이다. 한 박사는 이를 ‘천지의 중간자’로서 인간의 역할과 연결 지으며, 참성단이 단순한 천단(天壇)이 아닌 ‘천지단(天地壇)’, 더 나아가 ‘지천단(地天壇)’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한 박사는 ▲음양론(밀물·썰물, 산·바다의 교합) ▲천명사상(하늘의 뜻이 원활히 전달되는 구조) ▲천원지방 원리의 변형(내방외원 구조) ▲삼재사상(천·지·인의 조화와 상생) ▲토지신·지모신 신앙(후토 사상) ▲이생일법(二生一法, 두 개의 돌 위에 하나를 올려 쌓는 축단법) 등 7가지 관점에서 참성단의 구조를 해석했다.
그는 “참성단은 한민족 고유의 우주관과 홍익사상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유일무이한 제천단”이라며 “역사·고고학적 연구를 넘어, 정치·문화·사상·역학을 아우르는 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참성단을 기존의 역사·제례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그 축조 형태와 배치 속에 깃든 철학과 사상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 논문이 향후 고조선 제천문화와 동아시아 문명 비교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찬화 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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