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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시, 경술국치일 흰죽먹기 행사 |
전국 곳곳서 경술국치일 추념 행사 열려
오늘(8월 29일)은 115년 전인 1910년, 대한제국이 일본 제국에 국권을 빼앗긴 치욕의 날, 경술국치일이다. 경술국치란 ‘경술년(庚戌年)에 일어난 국권 상실의 치욕’이라는 뜻으로, 1910년 8월 22일 이완용 내각총리와 데라우치 마사타케 조선통감이 고종황제의 반대를 무시한 채 강제로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하고, 29일 이를 공포한 사건을 가리킨다. 그날로부터 35년간 우리 민족은 나라 잃은 민족의 고통을 뼈아프게 겪어야 했다.
당시 겨레는 국치일마다 세 끼를 굶거나 찬 흰죽을 나누며 나라 잃은 아픔을 기억하고 독립 의지를 다졌다. 상하이 임시정부 또한 국치일을 ‘5대 기념일’ 가운데 하나로 지정해 해마다 기념했다. 그러나 광복 이후 달력에서 사라지며 점차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각계에서 경술국치일을 다시 기리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열린 추념 행사
경북 안동의 독립운동기념관 왕산관에서는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도의 추념식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독립유공자의 희생을 기리고 만세삼창으로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을 역사를 다짐했다. 충남도 또한 충남보훈관에서 광복회 충남지부와 함께 추념식을 개최, 독립군가를 제창하며 애국심을 되새겼다.
광복회 대구지부는 회원과 보훈단체장 등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추념식을 열고, 폐회 후에는 국권 피탈의 원통함을 기억하기 위해 선조들이 그랬듯 찬 흰죽을 나눴다. 광명시도 시민들과 함께 ‘찬 흰죽 먹기 행사’를 열어 나라 잃은 치욕을 기억하고 선열의 뜻을 기렸다.
또한 전북도와 인천시, 경기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를 통해 매년 8월 29일을 조기(弔旗) 게양일로 지정했다. 전북 김제시청과 경기도청, 인천시청 등 관공서에는 이날 조기가 게양되며 국권 피탈의 아픔을 상기시켰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SNS를 통해 “광복의 기쁨만큼 치욕의 역사도 기억해야 한다”며 “경술국치일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공주에서는 민족정신선양위원회가 주최한 ‘민족정신선양대회’가 열려 1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이종운 위원장은 “우리가 모인 것은 아직도 한국인의 혼과 조선의 기상이 살아 있기 때문”이라며 “독립 영령들께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경술국치일임에도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욱일기 문양 상품 등 일제 잔재가 판매되고 있다며 “역사 인식의 부재가 일본의 왜곡에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치욕을 기억하는 이유
일각에서는 “부끄러운 날을 왜 기리느냐”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일본이 2차 세계대전 패전일을, 중국이 난징대학살을, 이스라엘이 홀로코스트를 결코 잊지 않듯, 치욕을 기억하는 것은 다시는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다짐이다.
전문가들은 “역사를 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경구를 다시 떠올린다. 경술국치일은 단순히 과거의 아픔을 되새기는 날이 아니라,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독립과 자주 정신을 계승하는 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유정 기자 susan1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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