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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풀잎에 이슬이 맺히다는 백로白露

 

오늘은 24절기의 하나인 백로이다.

백로는 한자로 ‘흰 이슬(白露)’이라는 뜻으로, 이 시기에는 밤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 위에 차가운 이슬이 맺히게 된다. 장마가 걷힌 뒤라 하늘은 대체로 맑고 푸르지만, 간혹 남쪽에서 올라오는 태풍과 해일이 들판을 휩쓸며 곡식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농가에서는 백로를 중요한 분기점으로 삼았다. 벼는 늦어도 이때까지는 이삭을 패야 풍년을 기대할 수 있는데, 서리가 내리면 찬바람에 이삭이 제대로 여물지 못해 수확량이 줄어든다. 제주도에는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이라는 속담이 전해지는데, 이는 백로가 지나도록 이삭을 내지 못한 벼는 더 이상 자라지 못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백로 무렵에 서리가 일찍 내리면 농작물이 시들어버리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살펴 풍흉을 점쳤다. 특히 이때 바람이 불면 벼농사에 해가 많다고 여기고, 설령 이삭이 여물더라도 쌀알의 빛깔이 검게 변한다고 믿었다.

또한 백로는 농사와 함께 생활 풍습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고된 여름 농사를 마치고 잠시 일손을 놓을 수 있는 시기여서, 부녀자들은 친정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무렵부터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하는 풍습도 시작되는데, 이는 곧 다가올 추수를 앞두고 조상에 대한 예를 다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즉, 백로는 단순히 계절의 흐름을 알려주는 절기가 아니라, 농사의 성패와 생활의 리듬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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