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티슬라바 도심의 한 공원에는 제2차 세계대전의 기억을 간직한 조형물이 서 있다. 무기를 든 병사가 쓰러진 전우를 부축하는 모습, 그리고 그 아래 새겨진 비문은 단순한 조형미를 넘어 시대의 고통과 희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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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자유를 위한 싸움에서 쓰러진 자는 결코 죽지 않는다.”
이는 자유와 해방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살아 있음을 선언하는 문장이다. 또 다른 비문은 불가리아 빨치산들의 이름을 기린다. “우리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적인 불가리아 빨치산들에게.” 이는 슬로바키아 해방이 단일 민족의 싸움이 아니라, 국제적 연대와 협력 속에서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이 기념비는 특정 인물을 기리는 초상이 아니다. 오히려 이름 없는 다수, 민중과 빨치산 전사들의 집단적 희생을 형상화한다. 강인한 병사의 눈빛과 무너져가는 전우의 몸짓은 그 자체로 자유의 대가를 묵묵히 증언한다.
브라티슬라바 시민들에게 이 동상은 단순한 과거의 흔적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꽃과 헌화가 놓이며, 희생의 기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는 전쟁의 비극을 잊지 않으려는 의지이자, 자유와 평화가 결코 값없이 주어진 것이 아님을 되새기는 행위다.
이 기념비 앞에 서면, 자유는 누군가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임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것이 바로 브라티슬라바 빨치산 기념비가 지금도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다.
박찬화 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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