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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에서 걸어나온 듯한 성당 ― 브라티슬라바의 파란 성당

브라티슬라바의 구시가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마치 동화책 속 그림처럼 이국적인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연한 하늘빛 외벽과 푸른 기와 지붕, 곡선을 따라 흐르는 장식으로 가득한 이곳은 바로 파란 성당(Modrý kostolík), 정식 이름으로는 성 엘리자베스 성당이다.

아르누보의 보석

1907년 완공된 이 성당은 ‘헝가리 아르누보의 아버지’라 불리는 건축가 외덴 레흐너(Ödön Lechner)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직선보다 곡선을 선호하고, 꽃과 자연의 모티프를 장식으로 즐겨 사용한 아르누보 양식은 이곳에서 절정을 이룬다. 성당의 탑과 지붕, 스테인드글라스 창까지 모든 것이 파스텔 블루로 물들어 있어, 보는 이의 마음까지 맑아지는 듯하다.

성녀 엘리자베스의 자취

이 성당은 중세 헝가리 왕녀이자 성녀로 추앙받는 성 엘리자베스(St. Elizabeth of Hungary)에게 봉헌되었다. 그는 가난한 이들에게 빵을 나누고, 헌신과 자비의 삶을 살다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파란 성당은 그녀의 삶을 상징하듯, 외관의 순수한 푸른빛으로 자비와 희망을 표현한다.

브라티슬라바의 상징

파란 성당은 규모가 크지 않다. 하지만 그 독특한 아름다움 때문에 브라티슬라바를 찾는 여행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명소가 되었다. 사진 속에 담으면 마치 한 장의 삽화 같고, 직접 들어서면 차분하고 따스한 분위기가 마음을 감싼다. 결혼식 장소로도 인기가 많아, 사랑과 축복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한 도시의 마음을 닮은 성당

브라티슬라바 파란 성당은 웅장한 대성당과는 다른 매력을 지닌다. 화려하거나 장엄하기보다, 아기자기하고 따뜻하며, 그 색채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한다. 마치 동화 속 장면을 빌려온 듯한 이 성당은, 여행자에게 브라티슬라바가 가진 또 다른 얼굴 ― 아름다움 속에 깃든 소박한 온기를 느끼게 해준다.

 

 

 

박찬화 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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