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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한복판의 작은 광장, 그리고 세계의 상처

부다페스트의 도하니 가 유대교 회당 앞. 이곳은 오랫동안 유럽 유대인의 희로애락을 증언하는 장소였다.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기억하는 기념비가 서 있고, 희생자들의 이름 없는 넋을 기리는 묘역이 자리한다. 그런데 이제 이 역사적 공간 옆에 또 하나의 표식이 세워졌다. 바로*“10월 7일 광장(Október 7. tér)”이다.

표지판에는 낯선 낙서와 사진들이 빼곡하다. 노란 리본은 인질들의 귀환을 기원하는 상징이고, 젊은 얼굴들의 사진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존재를 말해준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수백 명의 민간인이 학살당하고,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들이 인질로 끌려갔다. 이 사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오래된 갈등을 또다시 비극적으로 드러낸 계기가 되었다.

헝가리 유대인 공동체와 이스라엘 대사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는 이 광장을 상징적으로 명명했다. 이는 단지 이스라엘을 향한 연대의 표시만이 아니라, “폭력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인류적 경고이기도 하다. 홀로코스트를 통해 집단 학살의 참혹함을 경험한 부다페스트 유대인 사회가, 오늘의 비극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한편, 광장을 마주한 시민들의 반응은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유대인의 아픔을 공감하며 노란 리본을 묶고, 또 누군가는 팔레스타인의 절규를 떠올린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편에 서느냐가 아니라, 민간인의 생명은 결코 전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보편적 진리다.

역사는 늘 우리에게 묻는다. "너희는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부다페스트의 작은 광장, ‘10월 7일 광장’은 그 질문에 대한 한 답변이다. 기억하고, 기록하며, 다시는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 그것이 광장에 남겨진 수많은 글씨와 사진, 리본 속에 담겨 있다.

 

 

 

 

 

박찬화 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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