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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헝가리의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
헝가리의 대표적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László Krasznahorkai)가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의 작품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 혼돈과 문명의 붕괴, 그리고 언어의 경계 너머를 탐구하는 서사로 현대 문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1985년 장편소설 『사탄탱고(Sátántangó)』로 데뷔해 유럽 문단에 강렬한 충격을 던졌다. 그의 문장은 쉼표와 접속사로 이어지는 길고 밀도 높은 문장으로 유명하다. 마치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독자를 서사 속으로 밀어 넣으며, 문명의 파편과 인간 내면의 혼돈을 정밀하게 포착한다. 대표작으로는 『사탄탱고』 외에도 『저항의 멸망(The Melancholy of Resistance)』, 『세이보르의 종말(Seiobo There Below)』 등이 있다.
그의 문학은 흔히 ‘세계의 종말 이후를 관찰하는 느린 카메라 워킹’에 비유된다. 인류 문명의 불안, 역사적 붕괴의 순간,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힘 앞에서의 무력감을 서사와 문체로 정밀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품 세계는 베르너 헤어조크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같은 영화감독들의 미학과도 자주 비교된다.
반면,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국의 작가 한강은 정교하고 절제된 언어로 인간의 상처와 자연, 생명의 근원적 감각을 포착한다는 점에서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한강의 문장은 짧고 여백이 많으며, 감정의 격렬함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침묵과 정적 속에서 여운을 만들어낸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등 대표작들은 개인의 고통과 사회적 폭력을 시적 언어로 형상화하며 세계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라슬로가 폭풍우 치는 언어의 소용돌이로 세계를 해체하고 다시 바라본다면, 한강은 고요한 수면에 파문을 일으켜 인간의 내면과 사회의 어둠을 비추는 거울을 놓는다. 한림원 관계자는 “두 작가는 상반된 문체와 미학을 통해 인간 실존의 깊은 층위를 탐색했다는 점에서 세계문학의 새로운 좌표를 제시했다”고 평했다.
이번 수상으로 헝가리 문학은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으며, 2024년 한국 한강, 2025년 헝가리 라슬로로 이어지는 동서양 문학의 수상이 전 지구적 문학 대화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하영 기자 p-hayoung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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