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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산국악당, 5년 만에 ‘남산컨템포러리-전통, 길을 묻다’ 재개첫 무대 ‘Roots Hz 뿌리의 주파수’… 전통의 현재적 공명 실험
안무가 차진엽,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 소리꾼 권송희

서울남산국악당이 동시대 전통예술의 실험적 무대를 선보이는 기획 시리즈 ‘남산컨템포러리 – 전통, 길을 묻다’를 5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이 시리즈는 ‘남산에 담는 이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전통을 기반으로 한 실험적 창작을 선보여왔다. 전통음악과 무용, 미디어아트, 연극, 연희, 의상, 사진 등 여러 장르가 만나 경계를 허무는 협업을 시도하며 ‘전통의 현재성’을 탐구하는 무대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 부활의 첫 무대는 ‘Roots Hz 뿌리의 주파수’로, 오는 11월 13일과 14일 이틀간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공연된다. 김서령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총괄을 맡은 이번 작품은 안무가 차진엽,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 소리꾼 권송희 등 세 명의 예술가가 함께 무대를 이끈다. 이들은 2015년 국립국악원 금요공감 ‘여향’ 무산 이후 10년 만에 다시 만나 ‘지금의 전통’을 주제로 공동 창작을 진행했다.

작품은 “전통은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관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전통을 과거의 박제된 유산으로 보지 않고, 현재의 몸과 소리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며 우리와 함께 진동하는 존재로 바라본다. 이 공연에서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과거를 단순히 계승하거나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존재하며 서로를 사용(use)하는 상태로 설정된다. 소리와 몸은 시간의 층위를 넘나들며, 뿌리가 아래로만 뻗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퍼져나가는 리좀(rhizome)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작품명 ‘Roots Hz’에서 ‘Roots(뿌리)’는 수직적 혈통이 아닌 가로로 퍼지고 얽히며 진동하는 관계의 지도이고, ‘Hz(헤르츠)’는 전통을 향한 끊임없는 탐구의 태도이자, 공명의 리듬을 상징한다.

이번 공연은 세 예술가가 각자의 매체를 넘나들며 ‘전통의 사용’에 대해 대화하는 ‘다이얼로그 퍼포먼스(Dialogue Performance)’ 형식으로 구성된다. 안무가 차진엽은 질문하는 움직임으로 무대를 이끌며 몸을 관계의 매개로 삼고,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은 여백과 여음을 통해 ‘소리 이후의 울림’을 탐색한다. 소리꾼 권송희는 게스트 아티스트 정중엽과 함께 전자악기 부클라(Buchla)를 결합해 판소리의 내러티브와 전자음악의 질감을 교차시킨다. 인간의 숨결과 전자적 진동이 교차하는 이 협업은 기술과 전통이 공존하는 새로운 감각의 층위를 실험한다. 세 예술가는 몸, 악기, 소리를 매개로 삼아 ‘전통의 사용’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삼각 대화 구조를 통해 기억이 아닌 관계로서의 전통, 보존이 아닌 공존으로서의 예술, 재현이 아닌 공명으로서의 몸을 무대 위에서 구현한다.

김서령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Roots Hz’는 전통을 특정한 형식으로 재현하기보다, 그것이 지금-여기에서 어떻게 관계 맺는지를 다시 묻는 무대”라며 “전통이 박제된 유산이 아닌 관계의 언어로 살아 움직이며 동시대의 감각 속에서 새롭게 공명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객은 이 공연을 통해 전통이 세 예술가의 몸과 악기, 소리를 관통하며 현재 속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고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내는지를 생생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남산국악당은 이번 ‘남산컨템포러리 – 전통, 길을 묻다’ 시리즈를 통해 전통예술이 동시대적 질문과 만나 경계를 허물고 확장되는 지점을 지속적으로 탐구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남산국악당이 앞으로도 전통과 현대 예술이 공존하며 새로운 실험이 가능한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Roots Hz 뿌리의 주파수’는 11월 13일과 14일 양일간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공연되며, 예매는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 공식 홈페이지(www.sgtt.kr)에서 가능하다.

 

‘Roots Hz 뿌리의 주파수’ 포스터

 

김가연 기자  k-gay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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