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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한밭수목원 어린이 놀이터 입구에 설치된 기후위기 시계 |
오늘, 한밭수목원 가을 단풍이 붉게 물든 산책로를 걸으며 기자가 마주한 것은 다름 아닌 ‘기후위기 시계’였다. 대전시에 설치된 이 시계는 시민들의 발길이 잦은 곳임에도, 현장 안내를 통해서도 정확한 위치를 아는 이는 드물었다. 인근 상점 대표에게 문의해 겨우 찾아낸 시계 앞에서 시민들은 “이게 무엇인가요?”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자가 간략히 설명하자, 그제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이 1.5℃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 현재 3년 253일이라는 시계의 카운트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시민들에게 지금 이 순간 기후행동이 필요한 이유를 알려준다. 그러나 설치 이후 홍보 부족과 시민들의 낮은 인지도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안내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채, 시계는 조용히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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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개 표시가 된 곳에 기후위기 시계가 있다 |
대전시 기후위기 시계는 2023년 9월 5일 한밭수목원에 설치됐다. 대전시와 기상청이 공동으로 설치한 이 시계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상승하는 순간까지 남은 시간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설치 당시 남은 시간은 5년 321일로 기록됐으며, 목표는 시민들의 기후위기 인식 제고와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이다.
이를 위해 대전시는 『대전광역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건물·수송·에너지·자연흡수원 등 주요 분야에서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마련했다. 『대전광역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조례』 제정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했고, 친환경 신교통수단 도입, 도시 숲과 자연휴양림 조성, 공공부문 온실가스 관리 등 다양한 감축 사업을 발굴했다. 또한 『대전시 탄소중립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온실가스 산정, 정책연구, 시민 교육 등 실천 기반을 갖추었다.
하지만 현장과 시민 참여 측면에서는 한계가 존재한다. 기후위기 시계 설치 후에도 안내 부족과 시민 인지 미흡으로 인해, 시계가 전하는 경각심이 충분히 체감되지 못하고 있다. 시계 설치와 정책 집행이 연결되어 시민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시민 참여 연결고리의 부족도 지적된다. 이는 대전만의 과제가 아니라, 전국 지자체가 공유하는 공통 과제이기도 하다.
기후위기 시계는 단순히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장치’가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식 전환 도구다. 지구 평균온도가 1.5℃를 넘어설 경우, 고위도와 중위도의 기온 상승, 해수면 상승 등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하며, 세계기상기구(WMO)는 2025~2027년 사이 순간적으로 1.5℃를 넘어설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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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한밭수목원 어린이 놀이터 입구에 설치된 기후위기 시계 |
설치는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출발점일 뿐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시민 개개인이 행동하고, 정책과 연계된 지속적 실천이 뒤따르는 것이다. 대전시는 안내 강화, 교육 프로그램 확대, 재생에너지 체험, 지역 적응력 강화 프로젝트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시계가 전하는 메시지를 일상 속 행동으로 연결해야 한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생활 속에서 탄소중립 실천에 동참할 때, 시계가 보여주는 3년 253일이라는 남은 시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행동과 변화의 시간으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기후위기 시계는 더 이상 장식물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시간의 경고음이며, 행동하지 않으면 시계는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른다. 대전시와 시민 모두가 함께 시계를 ‘보고, 느끼고, 행동하는’ 실질적 참여로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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