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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스카프 아저씨와 걸그룹 리센느, 2026년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인기의 비밀

2026년 대한민국에서 전혀 다른 두 주인공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 사람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스카프를 파는 평범한 상인이고, 다른 한쪽은 2024년 데뷔한 5인조 걸그룹 리센느(RESCENE)다.

나이도 다르고, 활동 무대도 다르다. 한쪽은 전통시장의 작은 가게, 다른 한쪽은 화려한 K팝 무대다. 그러나 이들의 인기에는 놀라울 만큼 닮은 점이 있다.

잘 팔려고 애쓰는 모습보다 꾸밈없이 드러난 개성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사실이다.

1. “사지 마!”라고 했더니 사람들이 줄을 섰다

남대문시장의 이른바 '스카프 아저씨'는 장사의 상식을 뒤집었다. 보통 상인은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려고 애쓴다. 그러나 이 아저씨는 손님이 스카프를 고르면 오히려 말린다.

“너네 지금 과소비야. 사가도 집 가면 안 써!”

원단을 물으면 나일론인지 폴리에스터인지 잘 모르겠다며 솔직하게 답한다. 손님을 붙잡는 대신 핀잔과 농담을 던진다.

그런데 반응은 정반대였다. 사람들은 스카프를 사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아저씨에게 잔소리를 듣고 웃기 위해 남대문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11월 2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관련 SNS 영상은 최대 412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인스타그램 계정은 일주일 만에 팔로워 3만 2천 명을 넘어섰다. 가게가 문을 열기도 전에 수십 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결국 아저씨는 몰려드는 사람들을 감당하지 못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물건을 사라고 외칠 때는 지나치던 사람들이, 사지 말라고 하자 몰려든 것이다.

2. “거제 야호!” 한마디가 걸그룹의 운명을 바꾸다

걸그룹 리센느의 인기도 흥미롭다. 리센느는 대형 기획사의 막강한 홍보력을 앞세운 팀이 아니다. 좋은 음악과 무대를 선보여 왔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멤버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예상치 못한 변화가 찾아왔다. 멤버 미나미의 유쾌한 “거제 야호!”라는 외침, 원이의 친근한 경상도 사투리, 멤버들이 보여준 장난스럽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그 관심은 음악으로 옮겨갔다. 2024년 8월 발표된 'LOVE ATTACK'이 약 2년 만인 2026년에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며 멜론 TOP100 정상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리센느는 2026년 10월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가수 브랜드평판 분석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팬들의 결집력이었다. 10월 29일 오후 9시 기준 멜론뮤직어워드(MMA 2026) TOP10 팬 투표에서 리센느는 117만 8,116표를 얻어 임영웅을 앞서고 있었다. 만 10월 30일 발표된 일반 TOP10 최종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투표 외에 음원 성적과 심사 평가가 반영되는 시상식의 특성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과정은 리센느를 향한 팬들의 강력한 지지와 참여를 보여주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완벽한 모습만큼이나, 무대 밖에서 드러난 인간적인 매력이 대중과의 거리를 좁힌 것이다.

3. 스카프 아저씨와 리센느,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두 인기 현상을 비교하면 흥미로운 차이가 드러난다.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의 매력은 '역설'이다. 물건을 팔면서 사지 말라고 하는 반전과 예측할 수 없는 입담이 웃음을 만든다. 사람들은 스카프보다 아저씨와 주고받는 대화 자체를 하나의 즐거운 경험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리센느의 매력은 '발견'이다. 이미 무대와 음악을 통해 실력을 쌓아온 걸그룹이 예상하지 못했던 일상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대중에게 발견된 것이다.

스카프 아저씨의 인기는 사람들을 남대문시장으로 불러들였고, 리센느의 인기는 사람들을 다시 음원과 공연으로 이끌었다. 한쪽은 시장의 방문객을 늘렸고, 다른 한쪽은 음악의 소비와 팬덤의 참여를 확대했다.

그러나 공통점은 분명하다. 사람들이 먼저 매력을 발견했고, 그 매력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는 점이다. 

광고가 인지도를 높여줄 수는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자발적인 웃음과 공감, 응원까지 돈으로 보장할 수는 없다.

또한 두 사례 모두 콘텐츠의 힘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스카프 아저씨에게는 오랫동안 손님을 상대하며 쌓아온 입담이 있었고, 리센느에게는 관심을 실제 팬심으로 바꿀 음악과 무대가 있었다. 바이럴은 불씨였지만, 그 불씨를 키울 실제 매력이 존재했던 것이다.

4. 인기는 축복이면서 동시에 시험이다

그러나 갑자기 찾아온 인기가 반드시 좋은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정상적인 영업조차 어려워졌다. 인근 상인들의 가게 입구를 막는 문제도 생겼다.

리센느 역시 유명세가 높아지면서 멤버의 사투리 표현을 둘러싼 오해와 근거 없는 의혹에 시달렸다. 한쪽은 지나친 방문과 촬영이 문제가 됐고, 다른 한쪽은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억측이 상처가 됐다.

인기를 얻는 것보다 그 인기를 감당하고 오래 유지하는 일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는 교훈이다.

또 한 가지 생각할 문제가 있다. 조회수가 곧 매출은 아니며, 팬 투표의 1위가 곧 종합적인 음악적 성취의 1위를 뜻하지도 않는다. 관심을 지속적인 신뢰와 가치로 바꾸어 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5. 2026년 대중문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오늘날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광고와 홍보 영상을 접한다.

화려한 영상, 유명한 모델, 잘 짜인 대본이 넘쳐난다.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그럴듯한 이미지와 영상까지 손쉽게 만드는 시대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남대문 아저씨의 투박한 한마디와 젊은 걸그룹 멤버들의 천진난만한 사투리였다. 이 현상을 단순히 우연한 유행으로만 볼 수 있을까.

어쩌면 지금 대중은 지나치게 가공된 완벽함에서 벗어나, 살아 있는 사람의 개성과 유머를 더 강하게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자연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면 누구나 성공한다는 뜻은 아니다. 재미와 개성에 더해 실력과 지속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두 사례가 사회와 기업, 조직에 주는 시사점은 크다.

무엇을 팔 것인가에만 집중하기보다 사람들에게 어떤 즐거움과 경험을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보다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일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맺음말 — 사람의 마음을 얻는 힘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는 손님을 웃게 만들었고, 리센느는 대중이 멤버들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도록 했다. 전통시장의 상인과 K팝 아이돌이 같은 시대에 비슷한 방식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인기에는 공식이 없지만, 오랫동안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필요한 조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재미가 있어야 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다시 만나고 싶은 매력이 있어야 한다.

남대문 아저씨는 스카프를 팔지만 사람들은 웃음을 사러 간다. 리센느는 노래를 부르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매력과 이야기에 마음을 보낸다.

2026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이 두 가지 인기 현상은 우리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남긴다.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

 

 

 

박찬화 전문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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