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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38년 만에 1센트 동전 역사 속으로… 시대 변화의 상징적 종지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1센트 동전의 모습

미국이 238년 동안 유통해 온 1센트 동전, 일명 ‘페니(penny)’의 생산을 공식 중단했다.

미국 조폐국(U.S. Mint)은 현지시간 11월 12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조폐국에서 마지막 1센트 동전의 압인을 마치고 역사적인 ‘퇴출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재무부 관계자들과 스콧 베센트 재무부 차관, 브렌던 비치 조폐국장이 참석해 230여 년을 이어온 미국 통화의 상징이자 역사적 유산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다.

 

1센트 퇴출식에 참석한 브렌던 비치 미국 조폐국장

이번 결정은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행정 조치에 따른 것으로, “더 이상 경제적 의미를 갖지 못하는 페니의 생산을 중단하라”는 지시에서 비롯되었다. 미국 재무부는 오랜 기간 페니 제작에 드는 비용이 동전 액면가를 훨씬 초과한다는 문제를 지적해왔다. 실제로 1센트짜리 동전을 하나 생산하는 데에는 약 3.7센트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매년 약 5,600만 달러 이상의 재정 손실을 초래해왔다는 계산이다.

1센트 동전은 1787년 처음 주조된 이래,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유통된 통화 단위다. 1909년에는 링컨 대통령의 초상이 새겨지며 ‘링컨 페니’로 불렸고, 약 1,140억 개가 넘는 동전이 발행돼 왔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동안 페니는 점차 유통되지 않고 서랍 속에 쌓여가는 ‘사라지는 화폐’로 전락했다. 전자결제와 신용카드 사용이 급증하면서 동전의 실질적 쓰임새는 크게 줄어들었다.

조폐국은 더 이상 새로운 1센트 동전을 생산하지 않지만, 이미 유통 중인 페니는 여전히 법정 통화(legal tender)로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현금 결제 시에는 5센트 단위로 가격을 반올림하는 방식이 보편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소매업계가 잔돈 계산 시스템과 판매 가격 체계를 재조정해야 하는 등 단기적인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사회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많은 시민들은 “페니는 우리의 어린 시절과 함께한 추억의 상징이지만, 시대의 흐름은 이미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번 결정을 “현금 경제에서 디지털 결제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수년간 현금 결제 비율이 급감했고, 모바일 페이·전자지갑·가상화폐 등의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작은 동전 하나의 퇴출’이 아니라, 미국 사회가 화폐의 물리적 형태를 넘어 새로운 결제 패러다임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된다.

 

사라지는 1센트 동전의 모습 (챗GPT)

한편,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도 저액 화폐의 유통 축소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미 1원 단위 거래를 없애고, 결제 시 자동 반올림 제도를 도입하는 등 ‘동전 없는 사회’를 준비 중이다. 따라서 이번 미국의 결정은 글로벌 금융과 결제 시스템 전반에 ‘현금 종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차보람 기자  carbora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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