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K-culture 생활문화/민속.풍속/무속/무예
오늘은 시월 상달 초하루, 한국 공동체 정신을 깨우는 전통의 시간
오늘은 시월 상달 초하루입니다^^

음력 시월을 맞으며 다시금 ‘상달’이라는 전통의 말이 살아난다. 초하루는 해마다가 아닌 매달 돌아오는 음력의 첫날이지만, 시월의 초하루만큼은 한국인의 마음에 오래도록 각인된 특별한 날짜다. 이는 음력 시월이 예로부터 상달(上達)로 불리며 하늘에 가장 가까운, 신령스럽고 기운이 맑은 달로 존중받아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월 상달 초하루’라는 표현은 시월과 상달, 초하루라는 세 요소가 겹쳐져 주는 전통적 의미가 온전히 담긴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상달은 곡식이 여물어가는 마지막 시기이자, 농경 사회에서 하늘과 자연에 감사하는 절정의 절기였다. 이때 사람들은 집안의 안녕과 한 해의 노고를 털어내는 마음으로 조용히 고사를 올리고, 새로운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다졌다. 특히 시월 상달 초하루에 올리던 무시루팥떡 고사는 집집마다 이어지던 세시풍속 중 하나로, 붉은 팥이 잡귀를 막고 시루째 찐 떡이 온전함과 충만함을 상징한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단지 의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농경과 공동체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어온 감사와 기원의 의례였다.

초하루는 매달 맞이하지만, 시월 상달 초하루에는 유독 ‘정리하고 준비하는 마음’이 스며 있었다. 마을에서는 동제를 지내 공동체의 평안을 기원했고, 각 가정에서는 조상께 올리는 작은 떡 한 그릇에도 가족의 안녕과 덕담이 배어 있었다. 

이렇듯 시월 상달 초하루는 단지 날짜가 아니라, 하늘에 감사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새로운 계절을 대비하는 정신적 의례의 시점이다. 현대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 날이 주는 조용한 울림은 여전히 유효하다. 한 달의 첫날이 주는 새로움에, 상달이 지닌 신령스러운 기운이 더해져 마음을 맑게 정돈시키기 때문이다.

겨울의 문턱에서 맞이하는 올해의 시월 상달 초하루. 무시루떡과 고사의 전통을 그대로 따르지 않더라도, 잠시 멈추어 가족의 안녕을 빌고 남은 해를 차분히 준비하는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도 상달의 의미는 충분하다. 넉넉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시월의 첫날, 여기서 이미 복과 평안은 우리 곁에 온 것인지 모른다.
 

김가연 기자  k-gayeon@hanmail.net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가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