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 힐링 이런 책, 저런 영화
메리 머피와 『그로스 컬처』 : 성장의 책임을 ‘개인’에서 ‘조직’으로 되돌린 학자
GROWTH CULTURE, 김태훈 옮김

『그로스 컬처』의 저자인 메리 C. 머피(Mary C. Murphy)는 오랫동안 개인의 성장 마인드셋을 강조해 온 기존의 담론을 근본부터 재점검한 심리학자다.

그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캐럴 드웩의 연구를 이어받아, 개인의 태도보다 조직의 환경이 인간의 성장과 회복탄력성을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대한 연구에 집중해 왔다. 인디애나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여러 연구 기관과 협업한 머피는, 성장과 성과의 차이는 개인의 의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설계한 문화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15년 넘게 실증적으로 확인해 왔다.

 

Culture of Growth의 저자인 메리C머피

머피가 강조하는 핵심은 단순하다. 사람들이 평가 앞에서 작아지거나 피드백에서 위축되는 이유는 결코 ‘마음가짐이 약해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수많은 실험과 조직 사례를 통해, 인간이 위기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조직이 어떤 기류와 시스템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머피는 이를 ‘천재 문화’와 ‘성장 문화’라는 두 유형으로 정리한다.

천재 문화는 능력이 타고난 재능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고정적 구조를 가진 조직을 말한다. 이러한 조직에서는 실수가 곧 무능력으로 간주되고, 평가가 단죄처럼 작용하며, 혁신보다 안전한 선택이 장려된다. 구성원들은 서로를 잠재적 경쟁자로 느끼고, 위험을 회피하며, 피드백을 두려움의 언어로 받아들이게 된다. 머피는 이러한 문화가 개인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사람들이 자신감을 잃어가는 가장 강력한 원인이라고 말한다. 결국 개인의 태도 문제로 보이던 현상들은 조직이 만들어 놓은 두려움의 설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반면 머피가 말하는 ‘그로스 컬처’, 즉 성장 문화는 능력을 정적인 재능이 아닌 학습 가능한 역량으로 보는 문화다. 이곳에서 실수는 결함의 증거가 아니라 유용한 정보로 다뤄지고, 피드백은 부족함을 지적하는 수단이 아니라 발전을 위한 협력의 도구가 된다. 평가 과정은 위협이 아닌 성장의 단계로 받아들여지며, 구성원들은 심리적 안전감 속에서 질문하고, 실험하고, 실패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성장 문화는 구성원들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조직 전체의 집단지능을 작동하게 만드는 기반이 된다.

머피의 연구가 던지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성장 마인드셋은 조직이 키워주는 것”이라는 선언이다. 우리는 늘 성장 마인드셋을 개인의 태도로만 설명하며, 평가와 피드백 앞에서 위축되는 스스로를 탓해 왔다. 하지만 머피는 이러한 회피와 두려움이 결코 개인의 책임이 아니며, 그것은 조직이 만들어 놓은 숨은 규칙과 분위기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반응이라고 말한다. 만약 지금의 태도가 조직이 만든 환경의 산물이라면, 진짜 변화의 출발점은 개인의 의지를 다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 문화의 구조적 재설계에 있다.

머피는 조직 구성원과 리더 모두에게 두 가지의 행동을 먼저 점검하라고 제안한다. 첫째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숨은 규칙’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다. 질문이 무능력으로 보이는지, 실수가 처벌의 근거가 되는지, 리더가 과정보다 결과만 강조하는지 등을 살펴보면 조직의 깊은 정체가 드러난다. 둘째는 두려움을 기반으로 한 설계를 성장 기반의 설계로 바꾸는 일이다. 피드백을 평가가 아닌 대화로 전환하고, 실수를 비난하지 않는 회의 문화를 만들며, 학습의 과정 자체를 인정하는 리더십을 실천하는 것이 그 변화의 첫 조각이다.

『그로스 컬처』는 결국 한 가지 사실을 설득력 있게 드러낸다. 성장은 개인의 성향이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가 속한 조직이 어떤 문화를 설계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사람을 무너지게도 하고, 다시 일어나게도 하는 힘은 조직의 시스템 안에 존재한다. 메리 머피는 이 책을 통해 성장의 책임을 개인에서 조직으로 다시 되돌려놓음으로써, 성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깊고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Cultures of Growth 메리C.머피

 

최유정 기자  susan190@naver.com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유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