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의 상흔이 깊게 남아 있는 이라크에서 교육과 고용을 연결하는 한국의 개발협력 노력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11월 중순, 아르빌과 모술 일대에서 잇달아 교육 인프라 개선과 청년 직업훈련 사업의 완료식을 열며 분쟁 피해 지역의 회복과 청년 자립을 위한 지원 활동을 본격적으로 소개했다. 이는 난민 통합, 지역경제 회복, 청년의 미래 역량 강화라는 이라크 사회의 핵심 과제에 한국이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7일(현지시간), 아르빌시 사미 압둘라흐만 공원에 자리한 ‘자이툰 도서관’에서는 개보수 완료식이 진행됐다. 2008년 한국 자이툰 부대가 건립한 이 도서관은 교육·문화 복합공간이자 한-이라크 우정의 상징으로 자리해왔지만, 시설 노후화로 최근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코이카는 아르빌 지역 난민·청소년을 위한 교육통합 강화사업의 일환으로 냉난방 시설, 외벽 및 내장재 보수, 교육 기자재 보급 등을 진행해 공간을 새롭게 단장했다.
행사에는 이준일 주이라크 대사, 사핀 디자예이 이라크 대외협력부 장관, 오메드 코슈나우 아르빌 주지사 등 양국 주요 인사가 참석해 한국의 지원에 대한 감사와 향후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나즈 팔라카딘 도서관장은 “이 도서관은 한국과 쿠르드 지역의 우정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18년 전처럼 오늘도 한국이 우리를 잊지 않았다는 사실이 매우 의미 있다”고 전했다.
코이카의 지원은 교육 공간의 개선에 그치지 않았다. 다음 날인 19일, 극심한 전쟁 피해를 겪은 니나와주 모술에서는 취약계층 청년의 직업훈련과 취업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의 완료식이 열렸다. 모술은 IS 점령으로 교육기관 상당수가 파괴되어 지역경제 회복에 필수적인 기술 인력 양성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코이카는 유네스코와 함께 2022년부터 3개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교사 역량 강화, 직업훈련 과정 개선, 경력개발센터 운영, 취업 연계 시스템 구축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이 사업을 통해 총 306명의 교사와 관리자들이 전문 연수를 받았고, 1957명의 청년과 학생들이 가구 제작, 태양광 설치, 농업 기술, 상업 실무, 에어컨 수리 등 현지 경제 수요와 직결된 기술을 익혔다. 그 결과 창업 컨설팅을 통한 실제 창업 사례도 70건을 넘겼다. 직업훈련을 마친 청년 이스마일 씨는 “배운 기술로 곧 동료들과 작은 서비스 센터를 열 예정”이라며 “코이카 지원이 없었다면 상상하지 못했을 미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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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아르빌주 아르빌시 사미 압둘라흐만 공원 안에 위치한 자이툰 도서관 개보수 완료식 |
이번 일련의 행사를 통해 코이카는 분쟁 이후 무너진 교육·훈련 시스템을 복원하는 데 한국이 실질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자이툰 도서관 개보수는 문화·교육의 기반을 회복시키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니나와 청년 직업훈련 사업은 현장의 경제 재건과 자립을 촉진하는 직접적 성과를 보여준다. 코이카는 이를 통해 인프라 복구를 넘어, 교육이 고용으로 연결되고, 고용이 지역의 안정과 평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구축하는 데 앞으로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한국의 이러한 개발협력은 이라크 현지에서 우호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중동 지역 안정화와 지속가능한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외교적 기반을 다지는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명선 기자 myungsunyoo16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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