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유튜브 채널 유라시아 오딧세이는 윤명철 사마르칸트 국립대 교수가 출연한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영상에서 윤 교수는 중국의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인 동북공정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요하문명(遼河文明)과 그 중심에 놓인 홍산문화(紅山文化)의 실체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강연은 요하문명의 연대·유적·종교 체계뿐 아니라,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중국의 역사전략까지 다각적으로 조명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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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하문명, ‘중국 밖의 문명’에서 ‘중국 문명의 근원’으로
윤 교수는 요하문명이 본래 중국 역사와 무관한 만주·요동 지역에서 형성된 고대 문화권임을 강조했다. 요하 지역에서는 약 9천 년 전부터 인류의 정착과 옥 문화, 농경 흔적이 확인되며, 특히 **홍산문화(약 6천 년 전)**가 가장 높은 문명적 성취를 보여 중국 학계를 충격에 빠뜨렸다고 설명했다.
발굴된 거대한 계단식 적석총(피라미드형 무덤), 석관(돌관), 도시 구조는 중국 내부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고도 문명의 특징을 보여주며 중국은 이를 ‘고국(古國, Old State)’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 여신묘·재단·곰 발자국… 고조선과도 연결되는 문화
홍산문화의 핵심 유적지인 우하량에서는 여신묘(여신 사당), 원형 제단 등 종교시설이 대규모로 확인되었다. 특히 여신상과 함께 발견된 곰 발바닥 모양 유물은 단군 신화 속 곰 토템과 연결되며, 학계 일각에서 홍산문화와 고조선의 연관성을 제기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윤 교수는 “홍산문화의 시기와 고조선 건국 시기를 비교하면 약 3~4천 년 전이라는 큰 간격이 없고, 이후의 하가전 하층 문화는 기록상 고조선 연대와 거의 맞아 떨어진다”며 “한국 고대사의 기원을 논하는 데 홍산문화는 결정적 자료”라고 설명했다.
■ 중국의 다지역 기원 문명설과 동북공정의 결합
영상은 홍산문화가 단순한 고고학적 발견을 넘어,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다지역 기원 문명설’**의 핵심 축이 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중국은 기존의 황하문명 중심론이 한계에 부딪히자, 요하·장강·감수 등 주변 문명을 모두 중국 문명의 ‘기원’으로 편입시키는 새로운 국가 담론을 설계했다.
윤 교수는 “요하문명은 원래 중국의 변방이었지만, 중국은 이를 중국 문명의 구성 요소로 끌어들여 현재의 중국 영토와 민족이 모두 고대로부터 하나였다는 논리를 강변한다”며 “이는 티베트·위구르와 함께 동북공정을 정당화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막대한 국가 예산을 투입하여 발굴·전시·교육을 진행하며 요하문명론을 ‘국민적 역사 인식’으로 정착시키고 있다.
■ 윤 교수 “역사관을 잃으면 정체성을 잃는다”
윤 교수는 영상 말미에서 한국 사회가 중국의 역사 프로젝트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경고했다.
그는 “중국이 요하문명을 자국 문명의 근원으로 고정시키면 고조선·부여·고구려의 뿌리 자체가 중국사로 재편될 위험이 있다”며 “사료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동북아 전체의 고대 국제질서를 이해하는 입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영상 링크
동북공정의 중심, 왜 홍산문화가 중요한가 | 윤명철 교수
https://www.youtube.com/watch?v=bca30GjzQI4
이번 영상은 한국 고대사의 정체성과 동북아 문명사의 재구성을 둘러싼 첨예한 문제를 총정리한 강연으로, 요하문명과 홍산문화의 역사·정치적 의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박찬화 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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