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열 번 째에 위치한 하지(夏至)는 천문학적으로 일 년 중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은 시기로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 지표면이 태양으로부터 가장 많은 열을 받기 때문에 하지 이후로도 더운 날이 계속된다.
하지의 낮 시간은 무려 14시간 35분이나 되는데, 하지가 지나면 낮 시간이 점점 짧아지기 시작하여 동지(冬至)날에 가장 짧아진다. 매년 12월 쯤 돌아오는 동지는 하지와는 반대로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 시간이 가장 긴 날이다. 역(易)에서는 하지가 일음(一陰)이 시생(始生)하는 때라 하여 지구의 공전 자전으로 비롯되는 계절의 변화를 음양(陰陽)의 순환운동으로 잘 설명해주고 있다.
농사력에서는 모내기가 끝나는 시기이며 장마가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구름만 지나가도 비가 온다는 뜻으로 하지 무렵의 장마를 잘 표현해준다. 하지만 그 전후인 하지 무렵까지는 가뭄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 무렵에 비를 바라는 기우제가 성행하였다고 한다.
정나라 기자 singleorig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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