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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예술치료학회 추계학술대회 |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예술로 치유하기 위한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화됐다. 한국예술치료학회는 지난 11월 21일 국회박물관 국회체험관에서 ‘제90회 추계학술대회 및 국회토론회’를 열고, 예술치료 법제화와 전국민 마음건강 솔루션 구축을 주제로 전문가·정책 관계자·현장 실무자들이 참여한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본 행사는 김종민·장종태·정연욱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한국예술치료학회가 주관했다.
임나영 한국예술치료학회 회장은 “대한민국 자살률이 OECD 평균의 2.5배에 달하고, 국민 74%가 최근 1년 내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트라우마와 고통을 가진 국민에게 언어 중심 상담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뇌과학이 입증한 예술치료의 효과
기조강연을 맡은 서정석 중앙대 광명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댄스·드로잉 등 예술치료가 뇌 가소성에 미치는 영향을 뇌영상 연구로 제시했다. 댄스 활동이 노화된 뇌의 해마 부피를 증가시키고 기억력을 개선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 미술치료가 전두엽·대상피질을 활성화해 우울감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높인다는 메타분석 등이 소개됐다.
서울시 서북병원 송은향 신경과 과장은 치매안심병동의 15년 사례를 바탕으로 “치매 행동심리증상 조절의 일차 치료는 비약물적 치료”라며 예술치료의 현장 적용과 체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 △표준화된 교육·인증제도 △효과 검증 도구 개발 △질환별 치료 프로토콜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재난·트라우마 현장에서 드러난 예술치료의 힘
정은혜 에코오롯 대표는 이태원 참사 이후 이어온 커뮤니티 아트 기반 치유 사례를 소개하며 “예술은 상실과 슬픔을 함께 견디는 연대의 언어”라고 설명했다. 나경진 충북소방본부 소방교는 자신의 PTSD 경험을 들려주며 “심리 저항선을 넘기 어려운 사람에게 예술은 마음을 여는 첫 번째 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정조 덕성여대 교수는 이미지·영상 중심으로 소통하는 Z세대의 특성을 분석하며 “AI 시대의 새로운 스트레스 환경 속에서 예술치료는 세대 간 언어의 괴리를 메우는 실질적 심리 지원 도구”라고 평가했다.
재난 현장에서 활동해온 송정은 아트온어스 대표는 “언어 기반 상담이 부담스러웠던 주민들도 예술매체를 통해 감정 표현이 가능했다”며, 특히 어린이·장애인·고령층 등 ‘재난 약자’에게 비언어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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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예술치료학회 추계학술대회 |
신경과학이 설명하는 ‘말보다 먼저 움직이는’ 치유
권수영 연세대 교수는 감정·공감·기억이 비언어적 체계에서 먼저 작동한다는 점을 근거로 “예술치료는 우뇌와 변연계를 직접 자극해 감각-정서-인지 통합처리를 돕는다”고 설명했다. 심영섭 교수는 “언어는 마음을 해석하지만, 예술은 마음을 움직인다”며 예술치료가 언어 능력이나 인지 수준을 초월한 치료적 평등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임나영 회장은 30년 임상 경험과 함께 국내 최초 정서·행동 그림검사(EBDT)를 소개하며 “트라우마, 언어표현이 어려운 아동·청소년·노인에게 예술치료는 가장 효과적인 1차 개입”이라고 밝혔다.
국회 “예술치료 제도화 적극 추진”
행사를 공동주최한 국회의원들은 제도화 의지를 한목소리로 밝혔다.
김종민 의원은 “예술치료를 공공정신건강 체계 속에 포함시키고, 전문 인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종태 의원도 “언어 중심에서 예술 기반으로 마음건강의 패러다임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연욱 의원은 “학교·지역사회·의료체계 전반에 예술치료가 안정적으로 적용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미룰 수 없는 과제: 예술치료의 법적 보호
전문가들은 △예술치료의 공공정신건강사업 정식 포함 △국가 공인 예술치료사 양성체계 구축 △근거 기반 평가기준 마련 △지역 기반 통합 지원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2024년 조사에서 국민의 73.6%가 최근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자살생각률은 15.5%로 증가했다. 특히 1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현실 속에서, 예술치료 법제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임나영 회장은 “말하기 어려웠던 사람들까지 포괄하는 마음건강 체계가 진정한 공공정신건강”이라며 “명확한 자격 기준과 양성 시스템을 갖춘 법제화가 국민의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치료권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예술이 마음의 언어가 되는 시대에, 예술치료를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자리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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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예술치료학회 제90회 추계학술대회 |
최유정 기자 susan1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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