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의 입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나왔다. 그는 초인공지능(ASI)의 도래를 예고하며 “앞으로는 인류가 금붕어가 되고 AI가 인간이 되는 모습이 펼쳐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인간의 지능을 금붕어 수준으로 격하하고, 기계 덩어리에 불과한 AI를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지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이는 단순한 비유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을 깡그리 무시하는 무지의 소치이자 오만한 궤변이다.
손 회장의 논리는 단순하다. AI의 연산 능력이 인간 두뇌보다 1만 배 뛰어나니, 인간은 그저 애완용 금붕어처럼 AI의 보살핌이나 받으며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철저히 ‘기능주의적’이고 ‘물질주의적’인 시각에 갇힌 좁은 식견이다. 인간을 그저 ‘데이터를 처리하는 생체 기계’ 정도로만 파악하고 있기에 나올 수 있는 발상이다.
그러나 인간은 결코 단순한 지능의 합이 아니다. 손 회장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인간의 ‘정신세계’와 ‘마음’, 그리고 ‘영혼’의 영역이다. 인간의 뇌는 단순히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 회로가 아니다. 우리는 찰나의 순간에 우주를 사유하고, 논리를 뛰어넘는 직관으로 진실을 꿰뚫으며,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초인적인 의지를 발휘해 역사를 바꿔왔다. 기쁨과 슬픔, 사랑과 희생, 도덕과 윤리라는 가치는 연산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소우주(小宇宙)’라 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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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담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을 고작 ‘IQ 숫자 놀음’으로 환치하여 금붕어 취급한 것은 인류 전체에 대한 모독이다. AI가 아무리 빨리 계산하고, 노벨문학상을 탈 정도로 그럴듯한 문장을 조합해 낸다 한들, 그것은 ‘흉내’일 뿐 ‘실존’이 아니다. 고통을 느껴본 적 없는 존재가 쓰는 비극은 가짜이며, 생명의 유한함을 모르는 존재가 논하는 삶은 허상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AI를 통제하려 하지 말고 조화롭게 살라”는 그의 패배주의적 제안이다. 이는 인간이 가진 주체성을 포기하고 기계의 알고리즘에 문명의 운전대를 넘기라는 소리와 다름없다. 사나운 개가 될지, 주인을 무는 짐승이 될지 모르는 미지의 기술 앞에서 “걱정할 필요 없다”며 무장해제를 종용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다.
기술 만능주의에 취해 인간 내면의 위대함을 보지 못하는 자에게 미래를 묻는 것은 위험하다. 손 회장은 기술적 특이점(Singularity)을 논하기 전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진 영적 깊이와 그 무한한 가능성부터 다시 공부해야 한다.
우리는 금붕어가 아니다. 우리는 도구를 만들고, 그 도구에 의미를 부여하며, 끝내 그 도구를 넘어서는 정신을 가진 창조적 주체다. 감히 연산 기계 따위가 인간이라는 소우주를 대체할 수는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했듯, 우리는 AI를 ‘상하수도’와 같은 인프라로 부릴 뿐, 결코 그것을 숭배하거나 그것의 애완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인간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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