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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식-With Christmas 展: 사랑이 머무는 집〉 |
궂은 날씨 속에서도 예술을 향한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이스트사이드 스토리’로 널리 알려진 중견 화가 김명식 화백의 소품전 〈김명식-With Christmas 展: 사랑이 머무는 집〉이 성남시 분당구 엘핀아트큐브에서 열리며 관람객들의 따뜻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2월 10일부터 시작돼 2026년 1월 6일까지 이어지며, 1호에서 10호 내외의 유화 신작 소품 40여 점이 공개된다. 오프닝 리셉션은 12월 13일 주말 오후에 열렸으며,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이 갤러리를 찾아 김 화백의 작품 세계를 함께 나눴다. 김 화백은 “주말 오후 궂은 날씨에도 오프닝에 참석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오는 12월 27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하루 더 갤러리에 나가 관람객들과 직접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명식 화백은 1981년 서울 신세계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서울을 비롯해 도쿄, 상하이, 마이애미,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90여 회 이상의 개인전을 열어온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중견 작가다. 40여 년간 연평균 두 차례 이상 개인전을 이어올 만큼 왕성한 창작 활동을 지속해왔다.
그의 대표 연작인 ‘이스트사이드 스토리’는 1990년대 말, 매너리즘을 극복하기 위해 떠난 뉴욕 체류 경험에서 출발했다. 전철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던 작은 집들이 서로 다른 인종을 상징하는 얼굴처럼 다가왔고, 이 인상이 작품으로 발전했다. 화면 속 하얀 집은 백인, 검은 집은 흑인, 노란 집은 동양인을 상징하며, 김 화백은 이를 통해 인종과 문화를 넘어선 평등과 화합,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왔다.
이보다 앞선 1990년대 중반까지는 어린 시절을 보낸 고덕동을 배경으로 한 ‘고데기’ 시리즈를 발표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시골 마을의 기억과 개발로 사라진 고향에 대한 애환, 그리고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향수가 작품의 주된 정서였다. 이후 1999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열린 ‘The American Century: Art & Culture 1950–2000’ 전시를 계기로 그의 작품 세계는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았다.
2005년 부산 동아대학교에서 정년 퇴직한 뒤 용인 전원 작업실로 옮긴 이후, 김 화백의 화풍은 자연으로 향했다. 녹색을 중심으로 한 풍경, 단순화된 형태, 밝고 시원한 색면이 화면을 채우며 작업실 주변의 산과 들이 주는 생동감이 직접적으로 반영됐다. 최근작일수록 자연의 원색적 생명력과 따뜻한 정서가 한층 강조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최근 작업 경향을 비교적 부담 없는 소품 형식으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 화백은 “그동안 가격 부담으로 작품 소장을 망설였던 분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다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소품 중심의 전시를 준비했다”며 “자연이 주는 밝은 에너지와 따뜻함을 일상 속에 들여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엘핀아트큐브의 기획으로 진행되며, 온라인 판매도 병행된다. 지방 거주 관람객의 경우 갤러리를 통해 작품 리스트를 받아볼 수 있다. 연말과 연초를 잇는 시간, 김명식 화백의 화면 속 집들과 풍경은 크리스마스의 온기처럼 관람객의 마음에 오래 머무는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차보람 기자 carbora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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