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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로베르토 아바도와 새 시대 연다… 취임 연주회로 방향성 선언
제8대 예술감독 로베르토 아바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로베르토 아바도 제8대 음악감독의 취임을 알리는 무대를 통해 새로운 예술적 전환점을 제시한다. 국립심포니는 오는 1월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음악감독 취임연주회 ‘차갑고도 뜨거운’을 열고, 관현악 역량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으로 아바도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다.

이번 취임 연주회는 협연자 없이 순수 관현악 작품만으로 구성돼 국립심포니의 현재와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드러내는 무대다. 관현악은 물론 오페라와 발레까지 아우르는 국립심포니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극음악에 정통한 아바도의 합류는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평가된다. 로베르토 아바도는 클라우디오 아바도를 비롯한 이탈리아 음악 전통을 계승한 지휘자로, 성악적 호흡에 기반한 유연한 음악 운용과 극적 서사를 치밀하게 조율하는 해석으로 국제 무대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

아바도는 향후 세 시즌에 걸쳐 멘델스존과 슈만, 괴테와 음악, 셰익스피어와 음악 등 문학과 음악의 결합을 주제로 한 기획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립심포니의 레퍼토리와 예술적 서사를 확장하고, 이탈리아 음악적 사고를 바탕으로 오케스트라의 표현 자산을 축적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취임연주회 프로그램은 로시니, 레스피기, 베르디로 이어지는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는 신년 음악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습적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아바도의 음악적 뿌리와 해석의 방향을 분명히 드러내기 위한 선택이다. 아바도는 취임에 앞서 오페라와 합창 중심의 작품을 통해 국립심포니와 호흡을 맞춰왔으며, 이번 무대에서는 그 경험을 관현악 언어로 확장한다.

레스피기의 발레 음악 ‘환상적인 장난감 가게’는 정교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풍부한 색채 속에서 투명한 음향과 구조적 명료함을 강조하며, 국립심포니의 섬세한 앙상블을 부각시킨다. 베르디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제3막 중 ‘사계’는 성악적 호흡이 녹아든 관현악의 밀도와 극적 대비를 통해 극음악의 본질을 응축해 보여준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은 힘찬 리듬과 전진하는 에너지로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상징한다.

로베르토 아바도 음악감독은 “한국 사회의 문화적 파급력을 깊이 존경해 왔으며, 국립심포니와 함께 이 사회의 일원으로 음악을 만들어갈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며 “이미 뛰어난 준비성과 개방성을 갖춘 오케스트라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음악을 한국 관객들과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취임연주회는 단순한 음악감독 교체를 넘어, 국립심포니가 지향하는 다음 단계의 예술적 비전과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유정 기자  susan1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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