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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한 - 한겨울의 문턱에서 몸과 마음을 다스리다 |
동지를 시작으로 24절기 가운데 두번째 절기인 소한(小寒)이 찾아오면서 한겨울의 추위가 본격화되고 있다. 소한은 대한(大寒)을 앞둔 절기이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소한 무렵이 1년 중 가장 춥게 느껴지는 시기로 꼽힌다. 이 때문에 예부터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는 속담이 전해질 만큼 소한의 추위는 유독 매섭다고 여겨져 왔다.
전통 의학서인 《동의보감》에는 겨울철 석 달을 두고 “물이 얼고 땅이 갈라지며 양(陽)의 기운이 움직이지 못하는 때”라 설명하며, 이 시기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고 해가 뜬 뒤에 일어날 것을 권한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사람 또한 활동을 줄이고 기운을 안으로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생활 리듬을 그대로 따르기는 쉽지 않은 만큼, 대신 햇볕을 가까이하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전해진다.
동지가 지나며 낮의 길이가 조금씩 길어지듯, 인체 안에서도 양기가 서서히 움트기 시작한다. 이때 몸속의 양기가 찬 기운을 이기지 못하면 호흡기 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어, 햇볕을 쐬며 기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뜸과 같은 전통적인 온열 요법은 혈액과 기의 순환을 돕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 또한 소한을 건강하게 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뜻한 성질을 지닌 대표적인 식재료로는 호박이 꼽힌다. 늙은 호박은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베타카로틴과 카로티노이드를 다량 함유해 면역력 강화와 항산화 작용에 도움을 준다. 단호박 찜이나 호박죽, 늙은 호박전 등은 겨울철 체온 유지와 영양 보충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음식이다. 이 밖에도 무, 생강, 대추, 계피를 활용한 따뜻한 차는 몸을 데우는 데 효과적인 겨울 식단으로 손꼽힌다.
예부터 소한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서서히 깨우는 시기로 인식돼 왔다. 농가에서는 소한부터 입춘 전까지 이어지는 혹한에 대비해 한 달가량 만반의 준비를 해왔으며, 식탁에서는 시래기처럼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이 자주 올랐다. 과메기와 코다리 같은 겨울철 수산물도 이 시기에 즐겨 먹던 별미다. 여기에 떡국, 생강차, 유자차, 팥죽과 같은 따뜻한 음식과 국물 요리는 겨울철 에너지 보충과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전해진다. 장아찌와 발효음식 역시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을 보완하는 겨울 먹거리로 자리해 왔다.
한편 소한은 본래 모든 것이 얼고 눈이 쌓이는 시기로 묘사되지만, 절기가 중국 황하 유역을 기준으로 정해진 탓에 우리나라의 기후와는 다소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올해 소한 역시 전국적인 적설보다는 평년보다 다소 강한 추위가 체감되는 하루로 지나갔다.
가장 춥다는 소한은 단순한 절기를 넘어, 자연의 리듬 속에서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겨울을 지혜롭게 나는 방법을 되새기게 하는 시기로 여겨지고 있다.
최유정 기자 susan1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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