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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대륙에 새겨진 우리말 지명 43개로 확대… 대한민국 극지 ‘지리적 영토’ 넓힌다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전경 (출처=해수부)

남극의 얼음 대륙 위에 대한민국의 언어와 정체성이 더욱 또렷하게 각인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국민 공모와 국가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인근 지형에 16개의 새로운 우리말 지명을 공식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남극 대륙에 등재된 공식 우리말 지명은 기존 27개에서 총 43개로 늘어났다. 이는 단순한 명칭 부여를 넘어, 대한민국의 극지 연구 활동과 과학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상징적 성과로 평가된다.

새롭게 명명된 지명들은 대한민국 남극 탐사의 핵심 거점인 장보고 과학기지와 내륙 탐사 경로인 이른바 ‘K-루트(K-Route)’ 주변 지형에 집중됐다. 지명 하나하나에는 역사적 상징성과 미래 지향적 의미가 담겼다.

장보고 과학기지 인근 주요 봉우리에는 ‘청해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는 통일신라 시대 해양 개척자 장보고 대사가 설치한 청해진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남극에서도 해양 개척과 도전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과학기지 중심부의 넓은 공간에는 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백운마당’이란 이름이 부여됐고, 기지 인근 해안의 돌출 지형에는 극지 탐사의 밝은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희망곶’이라는 명칭이 정해졌다.

또한 데이비드 빙하 하부에 위치한 빙저호에는 ‘청석호’라는 이름이 붙어, 빙하 연구와 지형 식별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번에 확정된 16개 지명을 2026년 상반기 중 남극과학위원회(SCAR)의 국제 남극지명사전(CGA)에 등재할 계획이다. 등재가 완료되면 전 세계 각국의 탐사대와 연구자들이 해당 지명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되며, 우리말은 국제 극지 연구 현장에서 통용되는 명칭으로 자리 잡게 된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좌표와 번호로만 불리던 남극의 지형에 우리말 이름을 부여하는 작업은 탐사대원들의 안전한 활동을 돕는 실질적 기능을 넘어, 대한민국의 극지 탐사 역량과 국제적 위상을 함께 높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남극 대륙에 새겨진 우리말 지명은 이제 단순한 표식이 아니라, 과학 탐사와 문화 주권이 만나는 지점에서 대한민국의 존재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영토’로 확장되고 있다.
 

차보람 기자  carbora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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