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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의 변이의 89%가 SUBCLADE K 변이에 해당한다 |
미국 전역에서 독감 환자가 급증하며 올겨울 독감 유행이 수십 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새로운 인플루엔자 변이인 ‘서브클레이드 K(Subclade K)’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응급실과 병원을 중심으로 의료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 48개 주와 관할 지역에서 독감 활동 수준이 ‘높음’ 또는 ‘매우 높음’ 단계에 진입했다. 이번 독감 시즌 동안 전국적으로 최소 1,100만 명이 감염됐으며, 약 5,000명이 독감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어린이 사망자도 최소 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지니아주의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CDC 독감 지도에 따르면 주 전역에서 호흡기 질환 활동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독감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비율도 매우 높은 상태다. 버지니아 보건부는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전체 응급실 방문 중 9.8%가 독감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밝혔으며, 이 비율은 현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들어 주 내에서만 독감으로 7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더 위협적인 이유로 ‘서브클레이드 K’ 변이의 등장을 꼽고 있다. 이 변이는 북반구 독감 백신 구성이 확정된 이후인 지난해 2월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해, 백신을 변이에 맞게 조정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과거 감염이나 예방접종을 통해 형성된 면역을 일부 회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유행의 중심에는 인플루엔자 A형(H3 계열)이 있다. 해당 바이러스는 여러 차례 돌연변이를 거치며 전파력이 강화됐고, 이미 영국과 캐나다, 일본,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강한 독감 시즌을 유발한 바 있다. CDC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이후 채취된 바이러스 샘플의 거의 대부분이 서브클레이드 K 변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분자미생물학·면역학과의 앤드루 페코시 부학과장은 “현재 미국에서 독감이 발생하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클레이드 K 변이가 확인되고 있다”며, 이번 시즌 독감의 양상이 과거와 뚜렷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백신과 변이 간 불일치가 존재하더라도 독감 예방접종이 중증 질환과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CDC는 생후 6개월 이상으로 아직 이번 시즌 독감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모든 사람에게 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미국 전역에 약 1억 3천만 도스의 독감 백신이 배포된 상태다.
CDC는 지난해 12월 중순 기준 미국인의 약 42%가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추산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률은 60~70% 수준이지만, 전체 접종률은 집단면역 형성에 필요한 70%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페코시 교수는 “이번 변이가 백신으로 유도된 면역을 일부 회피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증 환자 증가가 변이의 독성 때문인지, 감염자 수 증가에 따른 결과인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CDC는 독감과 함께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활동도 전국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4세 미만 영유아의 응급실 방문과 입원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현재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 당국은 독감 유행이 앞으로 몇 주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손 씻기와 기침 예절 준수, 고위험군의 마스크 착용, 증상 발생 시 외출 자제 등 기본적인 예방 수칙과 함께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최유정 기자 susan1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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