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전에 본사를 둔 ㈜성경식품의 대표 브랜드 상품인 ‘성경김’이 최근 한·일 간 미묘한 역사 인식의 경계에서 뜻밖의 주목을 받고 있다. 종교적 의미로 오해되기 쉬운 ‘성경’이라는 이름은 사실 한자 ‘成京’에서 비롯된 말로, ‘김의 수도를 이룬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성경식품은 “고객에게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창업 철학 아래 수십 년간 김 생산에 매진해 온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성경김의 일본 수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일부 제품 포장에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가 표기돼 있다는 이유로 일본 측에서 “해당 이미지를 제거하지 않으면 수입이 어렵다”는 요구가 전달되면서 일본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 것이다. 독도를 둘러싼 일본의 기존 영유권 주장이 민간 상거래 영역까지 영향을 미친 사례로 받아들여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성경김은 오래전부터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미 품질을 인정받아 온 제품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류 열풍을 타고 큰 인기를 끌며 안정적인 판매를 이어왔다. 담백한 맛과 철저한 생산 관리로 ‘신뢰할 수 있는 한국 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포장지 속 작은 섬 하나가 수출의 장벽으로 작용한 셈이다. 회사 측은 “성경김이라는 이름 자체가 정직과 신뢰를 상징하는데, 독도를 지운다는 것은 기업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일본 나라시 국빈방문과 맞물리며 한·일 관계의 방향성을 다시 한 번 되묻게 한다. 이번 방문에서 이 대통령은 과거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고, 한·일 양국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동반자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정치·외교적 갈등이 민간 교류와 상업 활동에까지 과도하게 개입해 혼란을 야기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경김 사례가 한·일 간 민간 차원의 수출입 관계가 어떤 원칙 위에 서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국가 간 역사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성숙하게 다뤄져야 하지만, 민간 시장에서는 제품의 품질과 신뢰가 공정하게 평가받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입장이 상품의 포장과 유통을 좌우하는 구조가 지속될 경우, 결국 양국 모두에게 손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경김을 생산하는 성경식품은 일본 수출 중단이라는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이름과 포장의 의미를 바꾸지 않겠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국내 시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제3국 수출 확대를 모색하며,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 |
| 검은 색 반도체, 김이다. |
성경식품 관계자는 “현재 성경김은 슈퍼 채널 김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깨끗하고 안전한 제품 생산을 위해 최신 위생 설비를 갖추고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원료는 엄격한 검수 과정을 거쳐 우수한 품질의 제품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 신뢰받는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경식품은 신선도 유지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비교적 짧은 6개월의 유통기한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모든 식품이 그러하듯, 소비자에게 가장 맛있고 처음 그대로의 상태를 전달하겠다는 원칙에 따른 선택이다.
한 장의 김에 담긴 ‘정직’이라는 이름과 작은 섬의 표기가 외교와 시장, 역사 인식의 경계에서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일본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일 양국이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민간 교류의 영역에서는 품질과 신뢰가 국경을 넘는 새로운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문국’ 망령의 부활인가… 남원문화원은 누구를 위한 역사를 가르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