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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환단고기, 원본 없지만 부정할 이유 없어... 치열하게 연구해볼 것"

도올 김용옥 선생이  ‘환단고기(桓檀古記)’에 대해 "원본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결코 배제되기만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도올TV'에 공개된 '[도마복음 #32] 여자에게서 태어나지 않은 자' 강의 영상에서 김용옥 선생은 기독교 복음서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며 한국의 고대 사서인 환단고기를 언급했다.

이날 김 선생은 "우리나라에서도 환단고기 등을 통해 경전적인 근거를 찾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런 노력들이 결코 배제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거기서 우리가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지 저 또한 치열하게 환단고기와 싸워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단고기가 가진 문헌학적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선생은 "환단고기의 일차적인 문제점은 원본이 없다는 점"이라며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에 쓰인 것으로 보이지만, 대종교 관계자들이 원전을 그대로 인쇄해 배포한 것이 아니라 원전을 잃어버린 후 기억에 의존해 적은 것이라 일차적인 신빙성이 깎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비판론자들이 제기하는 '근대적 용어 사용' 문제에 대해서도 "19세기 말기에나 쓰일 법한 표현이나 한문적 용례가 아닌 언어가 많이 나타난다는 지적은 사실"이라고 동의했다.

그러나 김 선생은 이러한 결함이 서적 자체의 가치를 폐기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것(원본 부재나 근대적 어투) 자체가 환단고기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며 "중국 대륙의 문헌들을 우리 고조선 문명에 속한 것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풍부한 자료가 있는 만큼, 이를 고민하며 새로운 고대사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초기 기독교 문헌들이 구전과 필사 과정을 거치며 재구성되었음에도 그 종교적·역사적 생명력을 인정받는 것처럼, 환단고기 또한 텍스트의 완벽성을 떠나 우리 민족의 사유와 고대사를 재조명하는 자료로서 연구할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강의에서 김 선생은 도마복음 15장의 '여자에게서 태어나지 않은 자'라는 구절을 통해 인간 존재와 자연, 그리고 동학 사상을 아우르는 철학적 해석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관련 영상: https://youtu.be/_raLDoOxC0o?si=eqK_Hub5Wb_8LyQD&t=111

 

 

박찬화 전문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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