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지로부터 시작된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대한(大寒)이다.
대한은 소한과 입춘 사이에 드는 절기로, 이름 그대로 ‘큰 추위’를 뜻하지만 실제 기상과 문화적 의미는 복합적이다. 전통적으로는 한 해 중 가장 추운 시기라고 여겨져 왔으나, 한반도 기후상 소한 때 크게 몰아쳤던 추위가 대한 무렵에는 누그러지는 경향도 있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는 속담이 이를 잘 말해 준다.
올해 대한을 맞은 한반도는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강하게 나타나며 겨울 정점의 날씨를 보이고 있다. 기상 예보에 따르면 이번 대한 절기 기간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오전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체감 온도는 더 낮게 느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풍속이 강하게 불며 바람이 더해져 체감 추위가 심해질 전망이다. 전국 주요 지역에 한파 특보가 발효되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강한 한파가 예보된 상태다.
이 같은 강추위는 기상 현상과 별개로 절기의 이름과 상반되는 모습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기후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절기 대한에 따뜻한 날씨가 나타나는 해도 종종 보고되어 왔다. 과거 대한 기간에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져 ‘포근한 절기’라는 관측도 있었으며, 이는 전통 속담처럼 소한에 추웠던 날씨가 대한 무렵에는 누그러질 수 있음을 반영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강원 양양의 낙산사 일대에서는 절기 대한을 앞두고 매화가 이른 꽃망울을 터뜨리는 모습이 관찰돼 눈길을 끌었다. 매화는 전통적으로 추운 겨울 끝자락에 꽃을 피우는 식물로, 깊은 겨울의 풍경 속에서 새 계절을 예고하는 상징으로 여겨진다.
대한은 단지 날씨의 절정이자 마감일 뿐만 아니라, 농경 문화와 일상생활에서도 한 해의 마무리와 새 기운을 맞이하는 의미를 가진다. 옛 농가에서는 찰밥과 시래깃국을 준비하며 한 해 농사의 마무리를 기원했고, 동치미와 녹두전 같은 시절 음식을 즐기며 가족 친지와 한겨울을 나누었다. 또한 절기 마지막 날인 절분은 계절을 마감하고 새로 시작하는 의미로 중요하게 여겨졌다. 이러한 전통은 기후 변화와 현대적 생활 방식 속에서도 절기 대한이 갖는 문화적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대한의 절정과 지나침 속에서 한 해의 끝과 새 시작을 준비하는 한국인의 생활 양상은, 자연과 시간에 대한 오랜 지혜를 다시금 조명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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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연 기자 k-gay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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