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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철의 『한국인의 근원을 찾아서』 7편- 탁성을 개발한 흥의 민족

한국인은 기어이 다른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한국문화와 문화유산에서 만나곤 한다. 소리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기질 중에 극단적인 양면을 동시에 갖고 있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소리나 노래는 원음原音과 청음淸音으로 만들어진다. 원음은 타고난 목소리 그대로 이용해 노래를 하고 소리를 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목소리다. 청음은 맑은 소리다. 보다 더 맑고 고음으로 올리는데 주력한다. 원음과 청음이 세계음악을 주도하고 있다.

한데 우리는 의도적으로 거칠고 탁한 탁음을 만들어 사용하는 민족이다. 우리는 기어이 다른 것을 만들어내는 독특함이 여기에서도 발휘된다. 장구가 좌우측의 가죽을 다르게 만들었듯, 한국종이 세계에서 유일한 맥놀이라는 특별한 현상에 의하여 한국종이라는 이름을 얻었듯이, 그리고 기어이 가획의 원리와 입의 구강구조의 원리를 찾아내 한글을 만들어 사용하듯이 소리에도 의도적으로 거칠고 긁히는 소리 같은 탁성을 만들어 사용한다. 어느 나라에도 없는 우리만의 희귀한 소리고 노래다.
 
우리가 득음得音이라고 하는 소리도 마찬 가지 원리다. 득음은 일정한 궤도에 목소리를 끌어올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자신만의 독특한 소리 영역을 만들어내야 비로소 득음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와 달리 거친 소리, 즉 탁음을 개발해 소리를 굴리고, 꺾고, 짜고, 뽑아 올리기도 한다. 그것이 득음이고 탁음의 세계다. 우리만의 창조성이 응축된 것이 판소리와 전문 가수들이 채용한 탁음이다.

탁성을 개발해서 양반계층을 비판할 때 사용하면 걸걸하고 저음인 듯한 목소리가 비판의식을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해학과 풍자를 할 때 유리하다. 양반의 실정이나 탐관오리들을 비판할 때 필요한 양식이다. 보통의 원음과 청음으로 기득권층을 비판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상황에서 필요했던 것이 모자라고 어수룩해 보이도록 하는 탁음의 개발이었다.

한국인은 기질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기어이 다른 것을 만들어내려는 시도들이 현재 한국의 문제해결능력이나 창조성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한류의 원천도 여기서 나온다.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싸이나 방탄소년들, BTS도 독자적인 영역을 찾아가고 있다. 체계적으로 미국에서 공부한 서구의 것이 아니라 서구의 음악에 한국적인 요소를 집어넣은 것이 한류의 모체다. 한국에서 개발하고 전파되었다. 드라마의 경우에 한국적인 끈끈한 가족애와 한국적인 긴장으로 완성된 구성이 돋보여서 세계전파를 타고 있다.

마찬가지로 K-POP도 한국적인 맛을 가미해서 성공한 것이다. 첫째 군무의 도입이다. 군무를 하면서 노래를 하는 것은 어렵다. 더구나 일사분란하게 오차 없는 춤을 추면서도 개성을 발휘하기란 어려운데 한국 젊은이들이 소화해내고 있다.

음에서도 비트가 빠름과 느림의 변화를 절묘하게 집어넣어 완급을 보여주는 춤을 보여준다. 노래에서도 한국적인 음이 들어가 있다.

한국 젊은 음악에 매료된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공부하겠다고 해 같은 그룹에 넣어주면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젊은이들은 끝없는 반복을 견디어 낸다. 긴 경우는 3년에서 5년까지 연습생의 고된 일정을 참아내서 기어이 완성된 군무와 노래를 하게 된다.

한국인은 빨리빨리 서두르는 냄비근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은근과 끈기로 느긋하게 지속하는 뚝배기 기질을 같이 가지고 있어서다. 거기에 한恨의 정서는 참아내고 견디어 내는 한국인의 대표적인 기질이다. 한은 외압에 견디어 참아낼 때 생기는 감정이다.

피압박에 견디어 내는 기질이 슬프고 아프지만 목적을 가지고 도전할 때도 작용한다. 도전해서 고난을 참아내고 견디어내 결국 목표에 도달할 때에 긴요하게 작용한다. 한이 슬픈 것으로 마무리되어 주저앉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반대편의 흥의 정서로 다시 일어서게 한다. 그것이 결국 한국의 드라마와 K-POP을 만들어낸 것이다.

▲ 신광철 작가, <극단의 한국인 극단의 창조성>의 저자. 시인-작가며 한국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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