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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행보는 전 세계에 전례 없는 지정학적 충격과 함께 새로운 국제 질서의 도래를 알렸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남미의 반미 거점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신병을 전격 확보하여 압도적인 무력을 과시하더니, 그 기세를 몰아 다보스에서는 덴마크로부터 비용 지불 없는 그린란드의 영구적인 군사 사용권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일련의 사태는 결코 우발적인 사건들이 아닙니다. 이는 압도적인 군사력과 에너지 패권, 그리고 철저한 거래 본능을 양손에 쥐고 미국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팍스 트럼피아(Pax Trumpia)’의 서막이 공식적으로 올랐음을 의미합니다.
트럼프 2기 전략의 첫 단추는 안보가 아닌 경제 전쟁으로 끼워졌습니다. 지난 1월 3일, 미 정보당국과 특수부대에 의한 마두로 대통령의 전격적인 체포와 압송 작전은 단순한 독재자 축출을 넘어선 ‘에너지 전쟁’의 개시를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세계 1위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도 반미 노선과 경제 제재로 인해 묶여 있던 베네수엘라의 석유 빗장이 풀리게 된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계산은 매우 정교합니다. 단순히 유가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배럴당 50~60달러'라는 전략적 구간(Sweet Spot)에 묶어두는 것입니다. 이 가격대는 미국 셰일오일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동시에, 유가가 최소 70달러 이상이어야 국가 재정이 유지되는 러시아와 이란의 손익분기점을 무너뜨리는 구간입니다. 즉, 미국 산업은 보호하면서 적국의 국력만 선별적으로 고사시키는, 미사일보다 더 치명적인 경제적 타격을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두로 사태로 전 세계가 관세 보복을 우려하여 침묵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로써 덴마크의 영토 주권은 명목상으로 남겨두되, 실질적인 안보 주권과 통치권은 미국이 영구히 행사하는 '제51구역'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확보한 그린란드는 단순한 얼음 땅이 아니라, 육·해·공이 통합된 거대한 ‘북극 요새’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우선 하늘에는 러시아와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본토로 향하는 최단 경로인 북극 상공을 방어하기 위해 이스라엘 아이언돔의 100배 규모인 차세대 미사일 방어 체계 ‘골든돔(Golden Dome)’이 배치됩니다. 이는 적의 핵 억지력을 상승 단계에서 무력화합니다. 바다 밑은 더욱 위협적입니다. 그린란드 심해 항구에는 최신형 버지니아급 공격핵잠수함(SSN) 기지와 최첨단 수중 감시망(SOSUS)이 구축되어, 빙하 아래 숨어 있는 러시아의 전략핵잠수함(SSBN)을 출항 순간부터 밀착 감시하고 봉쇄하는 '수중 킬체인'을 완성하게 됩니다. 또한 혹독한 기후에서 이 거대 기지를 24시간 가동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주력 산업으로 밀고 있는 미국산 소형 모듈 원전(SMR) 수십 기가 배치될 예정이며, 이는 안보와 함께 미국 원전 산업의 부흥까지 노린 포석입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글로벌 물류 패권의 이동과도 직결됩니다. 지구 온난화로 열리고 있는 아시아-유럽 최단 항로인 ‘북극 항로’의 톨게이트를 미국이 그린란드를 통해 장악함으로써,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던 ‘빙상 실크로드’ 구상은 미국의 통제 하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중동의 수에즈 운하와 남미의 파나마 운하가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노출된 상황에서, 미국은 가장 안전하고 빠른 바닷길을 독점하며 전 세계 물류의 목줄을 쥐게 된 것입니다.
이와 같은 ‘트럼프 쇼크’는 한반도의 안보 지형에도 엄중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동맹국인 덴마크에 "돈이 없으면 기지 사용권을 내라"고 압박한 ‘그린란드 모델’은 향후 진행될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SMA)에서 ‘나쁜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기지의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 확대를 요구하여 평택 기지를 분쟁 지역 투입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려 하거나, 북핵 방어를 명분으로 그린란드에 배치된 것과 유사한 고가의 ‘한국형 골든돔’ 시스템이나 미국산 SMR 도입을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안보에는 공짜가 없다"는 트럼프의 청구서가 머지않아 서울에도 도착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는 대목입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2기가 이끌어갈 향후 10년의 세계 질서는 과거의 ‘협력과 공존’이 아닌, 철저한 ‘힘과 거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정교하게 설계된 유가 전략과 군사적 포위망에 갇힌 러시아와 이란이 경제난을 견디지 못하고 내부로부터 붕괴할지, 혹은 궁지에 몰린 중국이나 러시아가 대만 침공과 같은 극단적인 도발을 감행할지가 세계 평화의 운명을 가를 것입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핵우산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대가로 확실한 비용 지불과 공급망 블록 내에서의 완벽한 줄 서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각 국가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계산하고 선택해야 하는 냉혹한 ‘각자도생’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현오 기자 yanogu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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