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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1월 25일, 활자에서 전화, 도시에서 디지털까지
1월 25일, 활자에서 전화, 도시에서 디지털까지, <AI그림>

역사 속 1월 25일은 인류가 세계를 인식하고 연결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온 순간들이 겹겹이 포개진 날짜다. 활자를 통해 사상을 공유하고, 전파를 통해 거리를 지우며, 도시와 네트워크를 통해 문명의 중심을 재편해온 장면들이 이 하루에 응축돼 있다.

1886년 1월 25일, 조선은 근대 정보사회로 향하는 첫 발을 내디뎠다. 고종 23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신문인 『한성주보』가 창간되며 국가와 사회를 잇는 새로운 소통의 창이 열렸다. 『한성주보』는 비록 정부 관보 성격이 강했지만, 국제 정세와 근대 문물을 활자를 통해 전달하며 여론과 정보가 공적 영역에서 유통되는 길을 열었다. 이는 구전과 문서 중심의 전통 사회에서 근대 시민사회로 이행하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보다 훨씬 앞선 1554년 같은 날, 남미 대륙의 한 내륙 고원에서는 또 다른 문명의 씨앗이 뿌려졌다. 예수회 선교사들이 세운 작은 선교 거점은 훗날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로 성장했다. 항구가 아닌 내륙에서 출발한 이 도시는 식민지 시대 이후 남미 경제와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도시 문명의 축이 해안에서 대륙 내부로 이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남았다.

20세기로 접어들며 1월 25일은 ‘거리의 붕괴’를 상징하는 날로 다시 기록된다. 1915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참여한 가운데 미국 동서부를 잇는 세계 최초의 대륙 횡단 전화 통화가 성공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이 통화는 물리적 공간의 장벽을 무너뜨리며, 이후 외교와 전쟁, 경제와 일상의 속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통신 혁명의 출발점이 됐다.

1924년 1월 25일, 프랑스 샤모니에서는 제1회 동계올림픽이 개막했다. 눈과 얼음이라는 자연환경을 무대로 한 국제 스포츠 축제의 탄생은 스포츠가 단순한 경기 차원을 넘어 국가의 위상과 국제 질서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세계 무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후 올림픽은 냉전의 대리전이자 화해의 장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비추는 거울이 됐다.

그러나 1월 25일은 진보의 상징만을 남기지 않았다. 2003년 1월 25일, 대한민국 전역을 마비시킨 ‘1·25 인터넷 대란’은 디지털 문명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초고속 인터넷 강국으로 불리던 사회는 단 하루 만에 금융·행정·언론·일상의 연결이 동시에 끊기는 경험을 하며, 기술 의존 문명이 가진 구조적 위험과 책임을 직면해야 했다.

 

김가연 기자  k-gay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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