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돌아왔다. 각자의 자리에서 국방의 의무라는 거대한 '고개'를 넘고, 7명이 완전체로 다시 뭉친 그들이 선택한 테마는 놀랍게도, 그리고 필연적으로 '아리랑'이다. 그것도 서울의 심장, 광화문에서 그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왜 그들은 최신 트렌드가 아닌 가장 한국적인 소리를 들고 나왔으며, 왜 광화문이라는 공간을 택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BTS가 걸어온 길, 그리고 그들이 앞으로 전 세계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인 '광명이세(光明理世)'의 철학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AI그림>
광화문(光化門): 닫힌 문을 열고 빛이 되어 퍼지다
먼저 장소의 상징성에 주목해야 한다. 광화문은 단순한 경복궁의 남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경복궁의 정문은 오문(午門)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세종 대에 이르러 '빛이 사방을 덮고 교화가 만방에 미친다(光被四表 化及萬方)'는 뜻을 담아 광화문(光化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는 단순한 방어가 목적이 아니라 '빛(光)'으로서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정신의 발로다. BTS가 군백기라는 강제적 휴식기를 끝내고 복귀하는 장소로 이곳을 택한 것은 상징적이다. 군 복무 기간이 세상과의 단절, 즉 닫힌 문이었다면, 이제 그 문을 활짝 열고 그들이 가진 선한 영향력, 즉 '희망의 빛'을 다시 전 세계로 쏘아 올리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광화문에서 시작된 그들의 빛은 콘서트라는 현대적 제의(祭儀)를 통해 전 지구촌으로 확산될 준비를 마쳤다.
아리랑: 한(恨)을 흥(興)으로 승화하는 연금술
그렇다면 왜 그 빛을 실어 나르는 매개체가 '아리랑'인가?
서양의 음악이 '도달해야 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직선의 구조라면, 아리랑은 굽이굽이 돌아가는 곡선의 미학이자 순환의 구조다. 아리랑은 본래 이별의 슬픔과 삶의 애환(한, 恨)을 노래하지만, 결코 절망에서 끝나지 않는다. 슬픔을 내뱉고, 삭이고, 마침내 춤추게 만드는 신명(흥, 興)으로 승화시킨다.
BTS의 디스코그래피는 현대판 아리랑의 변주였다. 'No More Dream'으로 억압을 토로하고, 'Spring Day(봄날)'로 상실을 위로했으며, 'Love Yourself'를 통해 자신을 긍정했다.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여 예술로 승화시키는 그들의 방식은 아리랑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이제 그들은 군 복무라는 또 하나의 '아리랑 고개'를 넘었다. 그들이 부르는 아리랑은 단순한 민요가 아니라, "우리는 시련을 넘었고, 더 단단해졌으며, 이제 너희와 함께 즐길 준비가 되었다"는 승리의 찬가다.
BTS가 정의하는 아리랑: '참 나'를 찾아 떠나는 연결의 노래
철학적으로 접근할 때, '아리랑'의 어원에 대한 여러 해석 중 '아리(참된)' + '랑(님/나)'이라는 해석은 BTS의 메시지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즉, 아리랑은 '참된 나를 찾아가는 기쁨'이다.
BTS가 말하는 아리랑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박제된 전통이 아니다.
고개(The Pass): 인생에서 마주하는 피할 수 없는 시련(군백기, 팬데믹, 개인적 고뇌)이다.
넘어간다(Crossing): 혼자가 아니라 '함께' 넘는다는 연대의식이다.
아라리요(Transformation): 고통이 환희로 바뀌는 순간이다.
BTS는 광화문이라는 '빛의 문'에서 아리랑이라는 '연결의 노래'를 부름으로써, 전 세계 아미(ARMY)들에게 말하고 있다. 우리 모두 각자의 고개를 넘고 있다고. 하지만 그 고갯길 위에는 BTS가 함께하고 있으며, 그 끝에는 반드시 빛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이다.
가장 한국적인 빛으로 세계를 비추다
광화문의 '빛(光)'과 아리랑의 '고개'는 이제 하나로 만났다. BTS는 한국의 고유한 정신인 홍익인간과 광명이세의 뜻을 21세기의 언어인 K-POP으로 번역하여 전달하는 문화 전도사다.
그들이 광화문에서 쏘아 올린 아리랑의 가락은 단순한 멜로디가 아니다. 그것은 단절을 넘어 연결로, 어둠을 넘어 빛으로, 한을 넘어 흥으로 나아가는 인류 보편의 희망가다. 이제 우리는 그들이 펼쳐낼 찬란한 빛의 축제를 즐길 준비만 하면 된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온 그들이, 다시금 세상을 밝히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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