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라위의 외딴섬, 치주물루에서 활동하는 3부 리그 팀 '치주물루 유나이티드'가 한국인 대학생 구단주와 K리그 선수의 도움으로 창단 이래 가장 찬란한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이동훈(24) 씨가 구단주로 부임한 후, K리그1 한가람 선수(FC 안양)까지 가세하며 말라위 축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40만 원이 없어 꿈을 포기할 순 없다"... 24세 구단주 이동훈의 결단
이동훈 씨는 유튜브 채널 '창박골'을 운영하며 세계 오지 축구팀을 취재하던 중 치주물루 팀을 만났다. 당시 팀은 리그 참가비 40만 원을 마련하지 못해 해체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 씨는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이들의 꿈이 단돈 40만 원에 멈추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사비를 털어 구단을 인수했다. 부산외대에서 국제개발협력을 전공하는 그는 단순한 후원을 넘어 시스템을 갖춘 지속 가능한 구단을 만들기 위해 직접 구단주로 나섰다.
■ '팬과 선수'의 만남... FC 안양 한가람의 전격 합류
오래전부터 FC 안양의 열혈 팬이었던 이 구단주는 평소 응원하던 한가람 선수에게 "말라위 아이들에게 프로의 축구를 경험하게 해달라"고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한 선수는 흔쾌히 응답했고, 2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말라위 룸피 현지에 합류했다. 한 선수는 3일간 머물며 세트피스 전술을 전수하고, 경기 당일 오전 훈련 대신 휴식을 취하게 하는 등 선진적인 컨디션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며 팀의 체질을 개선했다.
■ 원정 8경기 무승 끝 거둔 '기적 같은 첫 승리'
그들의 노력은 곧바로 열매를 맺었다. 지난 6일 치러진 시사파 FC와의 원정 경기에서 치주물루 유나이티드는 1대 0으로 승리하며 시즌 첫 원정 승리를 기록했다. 특히 한 선수가 강조했던 세트피스 전술이 결정적인 골로 연결되자 선수들은 물론 현지 관중들까지 환호했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나무로 만든 골대를 쓰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한국에서 온 구단주와 선수가 심어준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승리를 일구어낸 것이다.
■ 축구화와 스마트폰, 그리고 생애 첫 피자 회식
이 구단주와 한 선수는 빈손으로 오지 않았다. 선수 전원에게 새 축구화와 신가드를 선물했고, 김영광 선수가 기증한 골키퍼 장갑을 전달했다. 또한, 제대로 된 연락 수단조차 없던 현지 감독에게 새 스마트폰과 작전판을 선물하며 전문적인 팀 운영을 도왔다. 경기 후에는 FC 안양 측의 후원금으로 생애 첫 피자 회식을 열어 선수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 "치주물루를 넘어 말라위의 희망으로"
이동훈 구단주는 "우리의 목표는 단순한 승리를 넘어, 이 선수들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가람 선수 역시 "선수들의 순수한 눈빛에서 오히려 내가 더 큰 위로를 얻었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약속했다. 한국인 청년의 용기 있는 도전과 프로 선수의 진심 어린 재능 기부가 말라위의 척박한 흙바닥 위에서 축구 이상의 감동을 꽃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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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 기자 youconten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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