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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閣下) 논란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48)이 1일 문재인 대통령을 ‘각하(閣下)’로 호칭해 포털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화제가 되었다.
 
명예 해군소령 이국종 센터장은 “소령 이.국.종”이라고 관등성명을 복창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각하’라고 호칭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각하(閣下).’는 정승이 집무하는 거처인 누각 아래 엎드려 아뢴다는 말로 정승을 부르는 호칭이었다. 자유당 시절과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각하는 대통령이라는 인식이 굳어져서 대통령에게만 붙이는 경칭이 되어 노태우 대통령까지는 대통령을 각하(閣下)라고 불렀다.
 
‘전하’,‘폐하’,‘각하’의 ‘아래 하(下)’는 부르는 사람이 자기를 스스로 낮추고 상대를 높이기 위한 존칭으로 사용된다. 상대가 거처하는 건물이나 위치를 아래서 우러러 본다는 뜻으로 상대방을 존경하는 의미의 존대 말이 형성된 것이다. 
 
과거 왕조 시대에 황제를 '폐하'(陛下)라 불렀다. '폐'(陛)는 궁궐에 있는 섬돌이다. 폐하(陛下)의 ‘陛(대궐 섬돌 폐)’는 황제가 집무하는 용상에 오르는 섬돌(돌층계)을 뜻한다. 섬돌 아래에서 우러러 봐야 할 높은 분이란 뜻이다. 섬돌 위에서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존귀한 분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고려 황제가 등장하는데 "폐하"라는 호칭을 썼다.
황제국을 표방한 고려는 임금을 폐하(陛下)로 불렀다. 그러나 조선은 사대주의를 표방하여   조선 왕은 황제가 아닌 제후국의 통치자였기 때문에 '폐하'보다 한 급 낮은 '전하'(殿下)라 불렀다.
전하(殿下)의 ‘전’은 임금이 집무하는 집(전각)을 뜻하는 것으로, 전각 아래 엎드려 우러른다는 뜻이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인공은 효명세자로 "세자저하"와 "저하"로 불렸다
사극에서 보면 ‘세자저하’라는 말도 익숙하다. 세자는 ‘저하(邸下)’로 불린다. 저하는 전각보다 낮은 저택 아래라는 뜻으로 조선 시대 왕세자를 높여 부른 호칭이다.
 
이렇듯 상대를 높이고 자신을 낮추는 호칭은 주로 건물의 등급에서 나왔다. 옛 건물은 전(殿), 당(堂), 합(閤), 각(閣), 제(齊), 헌(軒), 루(樓), 정(亭)의 8품계로 나뉘어져 있다. 여기서 전하, 당하, 합하, 각하 등의 호칭이 나오게 된 것이다. 합하는 정일품 벼슬아치를 높여 부르는 호칭으로 조선시대 대원군의 호칭으로 합하가 사용됐다.
 
건물 등급 이외에 상대를 성스럽고 귀하고 존경스러운 존재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 천주교회나 정부의 공식문서에서도 존칭으로 '교황 성하'라는 표현을 썼다. '성하'(聖下)는 영어의 'His Holiness'를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만든 조어다.
 
 '귀하'(貴下)는 편지 등을 쓸 때 사용하는 데 귀하신 분 아래 엎드려 인사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무릎 아래라는 뜻을 가진 슬하(膝下)도 "슬하에 자녀가 몇이나 되십니까?" 라는 표현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렇듯 아래하(下)가 붙는 표현은 지금에 맞지 않는 단어도 있으나 적절한 시기와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용례로 사용된다면 상대에 대한 존경과 나를 낮추는 예의를 갖춘 말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박찬화 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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