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한홍구 교수의 시각을 빌려 『환단고기』를 "현대사의 상처와 욕망이 만든 역사"라고 규정하는 영상이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다. 이 영상은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의 억압과 좌절감에 대한 심리적 보상 기제로 『환단고기』 열풍을 해석하며, 이를 일종의 '정신 승리'이자 '현실 도피'로 치부한다. 나아가 이유립 선생을 시대착오적 인물로 묘사하며 책 전체를 1970년대의 창작물로 단정 짓는다. 그러나 이는 텍스트가 품고 있는 방대한 역사적 진실을 외면한 채, 사학적 논의를 심리학적 분석으로 회피하려는 전형적인 위서론자들의 얄팍한 프레임에 불과하다.
첫째, 동북아역사지도 사업이나 전라도 천년사 편찬 사업에 대한 시민 사회의 비판을 '비합리적인 압력'이나 '폭력'으로 매도하는 것은 본질을 심각하게 호도하는 것이다. 수십억의 세금이 투입된 국책 사업에서 독도를 축소하거나 중국의 동북공정 논리를 방불케 하는 한사군 한반도설을 표기하고, 『일본서기』의 임나일본부설 관련 지명을 차용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 어떻게 '학문 탄압'인가? 이는 오히려 광복 이후에도 청산되지 못한 식민사학의 잔재를 걷어내고 바른 역사를 세우려는 치열한 역사 광복의 과정이다. 주류 사학계가 자신들의 오류에 대한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유사역사학의 공격'이라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학자적 양심을 저버린 행위다.
둘째, 한홍구 교수와 위서론자들은 늘 이유립 선생이 기억력만으로 책을 복원해 냈다는 점을 조롱거리로 삼으며 1970년대 창작설을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하지만 『환단고기』에 기록된 천문 현상(오성취루 등)과 동아시아 고대 기층문화에 대한 정교한 묘사는 1970년대 개인의 지식수준으로 꾸며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독립운동가들이 피로써 지켜낸 역사적 기록들을 일제의 식민 논리에 길들여진 잣대로 재단하면서, 이를 그저 '더 센 약이 필요했던 돌팔이의 처방' 정도로 비하하는 것은 선조들의 독립 투쟁과 역사 수호 의지에 대한 지독한 모욕이다.
셋째, 『환단고기』의 사상적 배경을 대종교와 엮어 일본 신토의 영향을 받았다는 식으로 교묘하게 몰아가는 대목은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우리 민족 고유의 신선 사상과 경천애인 사상을 제국주의의 파시즘과 동일 선상에 놓는 것은, 우리 고대사의 웅대한 세계관을 일제의 틀 안에 가두려는 또 다른 형태의 식민주의적 발상일 뿐이다. 진정한 민족의 자긍심은 상상 속 제국이 아니라 현실의 투쟁에서 나온다는 영상의 결론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정작 그 '현실의 투쟁'을 이끌어갈 정신적 뿌리인 고대사를 송두리째 잘라내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
『환단고기』의 진위 여부는 한홍구 교수나 몇몇 위서론자들의 심리주의적 환원이나 일방적인 매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역사적 문헌에 대한 평가는 숨어서 딱지를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원전의 기록과 교차 검증을 바탕으로 한 공개적이고 치열한 토론장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진정한 역사 광복은 주류 학계가 쳐놓은 '상처와 욕망'이라는 오만한 프레임을 깨부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잃어버린 우리 상고사의 참모습을 직시하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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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홍구 TV 유튜브 채널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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