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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3월 5일, 경칩과 세계사의 전환
역사 속 오늘, 3월 5일 <AI그림>

한국 역사에서도 3월 5일은 여러 중요한 사건이 이어진 날이다. 고려 시대인 1106년에는 예종의 명으로 음양지리서인 『해동비록』이 완성됐다고 전해지지만 현재는 전해지지 않는다. 근현대사로 오면 1920년 민족 언론의 한 축이 된 조선일보가 창간돼 일제강점기 민족 여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광복 이후 한반도의 정치와 사회 구조를 크게 바꾼 결정도 이날 내려졌다. 1946년 북한 지역에서는 북조선 임시인민위원회가 토지개혁 법령을 공포해 부재지주의 토지와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몰수해 농민에게 분배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이어 한국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1년 대한민국 정부는 120만 명의 소작농에게 농지를 분배하는 계획을 발표하며 농지개혁 정책을 본격화했다. 같은 해 전쟁으로 인해 전국에 발생한 피난민 수는 약 381만 명에 달했고,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피난민 수용소가 9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기록됐다. 1991년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원동연 박사 연구팀은 이트륨 계 초전도체를 활용해 분당 7만5천 회전이 가능한 초고속 베어링 모델을 개발하며 국내 과학기술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후 한국은 2019년 한국은행 발표를 통해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공식 확인하며 경제 규모 면에서도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 가운데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한 이른바 ‘30-50 클럽’에 세계 일곱 번째로 진입한 기록이었다.

문화와 사회 영역에서도 다양한 사건이 이어졌다. 2008년에는 종묘제례악 지휘 보유자로 한국 전통음악을 지켜온 국악인 성경린이 세상을 떠났고, 2020년에는 부산 스포원 소속 사이클 선수 이혜진이 한국 여자 경륜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영화계에서는 2021년 홍상수 감독이 작품 ‘인트로덕션’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국제 영화계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국제적으로도 3월 5일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건들이 이어진 날로 기록된다. 1770년 영국 식민지 통치에 반발한 시민들과 영국군 사이의 충돌로 발생한 보스턴 학살은 미국 독립운동의 불씨가 된 사건으로 평가된다. 1946년에는 영국의 전 총리 윈스턴 처칠이 미국 웨스트민스터대학 연설에서 처음으로 “철의 장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냉전 시대의 시작을 상징적으로 알렸다.

또한 1953년 소련의 지도자 조지프 스탈린이 사망하면서 세계 공산주의 진영의 권력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났고, 2013년에는 베네수엘라의 장기 집권 지도자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며 남미 정치 지형에도 큰 영향을 남겼다.

과학과 문화의 역사도 이날을 기억한다. 세계 최초의 전지를 발명해 전기공학의 기초를 마련한 이탈리아 물리학자 알레산드로 볼타는 1827년 이날 세상을 떠났으며, 영화 ‘스파르타쿠스’와 ‘OK 목장의 결투’로 유명한 미국 배우 커크 더글러스 역시 2020년 10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한편 2021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하며 종교 간 화해와 평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자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절기 경칩과 함께 찾아오는 3월 5일은 이렇게 자연의 변화와 더불어 인류 역사 속에서도 정치, 경제, 과학, 문화의 흐름이 교차하는 날로 기록된다. 얼어붙은 땅이 풀리듯 시대 역시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해 왔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날짜라 할 수 있다.

 

박하영 기자  p-hayoung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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