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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더 귀하다』 |
요즘처럼 숨 가쁘게 돌아가는 사회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 한 권이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이야기되고 있다. 현직 소방관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필명 백경이 쓴 책 『당신이 더 귀하다』다.
빠른 속도와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단순한 현장 기록을 넘어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인간의 삶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다.
이 책은 소방관의 영웅담을 기록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평소 외면하고 지나쳤던 사회의 어두운 장면과 인간의 연약한 순간들을 담담하게 기록한 이야기다. 저자인 백경은 구급대원으로 근무하며 구급차 안에서 마주한 수많은 삶의 풍경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사회의 그늘을 조용히 들려준다.
구급차가 향하는 곳은 대부분 사람들이 일상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장소들이다. 교통사고 현장의 처참한 모습,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의 쓸쓸한 방, 가족 폭력에 시달리는 이주 여성,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채 절망 속에 놓인 사람들까지. 저자는 현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세상이 생각보다 훨씬 아프고 외로운 곳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특별한 사건의 주인공이 아니라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 평범한 삶의 이면에는 가난과 질병, 외로움과 절망 같은 문제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구급차 안에서 바라본 세상은 겉으로 보이는 사회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특히 그가 느낀 것은 가난이 결코 일부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119 구급차가 향하는 곳은 화려한 도시의 중심이 아니라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이기 때문이다. 낡은 원룸과 지하방, 외로운 노인의 집, 그리고 아무도 돌보지 않는 골목. 그곳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은 단순한 응급 환자가 아니라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의료 현장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 주는 사회 기록처럼 읽힌다.
현장을 다니며 저자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특히 절망 속에서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실감하게 된다.
한때 서울의 한강 다리에서는 투신 자살이 사회 문제로 거론될 만큼 빈번하게 발생했던 시기가 있었다. 구조 현장에서 종종 언급되던 이야기 가운데 하나는 물속에서 발견된 시신의 손톱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이 이야기는 인간 존재의 역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사람은 다리 위에 서 있을 때까지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생각하지만, 차가운 물과 몸이 맞닿는 순간 본능적으로 다시 살고자 하는 의지가 깨어난다. 물속에서 어디라도 붙잡으려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발버둥을 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손톱이 벗겨질 만큼 처절한 몸부림이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은 본래 생명을 향해 존재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이 장면은 보여 준다. 살아 있을 때는 절망 속에서 삶을 포기하려 하지만, 죽음이 눈앞에 닥치면 다시 살고자 하는 본능이 되살아난다. 문제는 그 깨달음이 너무 늦은 순간에 찾아온다는 점이다. 자신의 존재 이유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회에서 이런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백경은 이런 장면들을 통해 인간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역설적으로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소방관을 초인적인 존재처럼 바라보지만 그는 스스로를 현장의 죽음에 여전히 익숙해지지 못한 평범한 인간이라고 이야기한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 역시 영웅적인 사명을 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겪은 충격과 트라우마를 견디기 위한 개인적인 기록에서 출발했다.
그 기록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의 질문으로 모이게 되었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당신이 더 귀하다』다. 구급차 안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에 놓인 사람들을 마주하며 저자가 깨달은 결론은 단순했다. 돈이나 성공, 지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한 사람의 생명과 존엄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시대는 또 다른 질문을 우리 앞에 던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사회와 산업, 문화의 중심으로 떠오른 시대에 인간은 어디에서 자신의 존엄을 찾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간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인간의 수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시대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질문까지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인간이 왜 존재하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에 대한 답은 여전히 인간 스스로가 찾아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인공지능을 넘어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었던 내면의 지능과 가능성에 대해 다시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간의 의식과 정신, 그리고 깊은 내면의 잠재력이야말로 기술 문명이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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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만의 고유한 원형지능 AI <출처: STB상생방송> |
동양의 오래된 수행 전통에서는 인간의 내면에 깃든 본래의 생명력과 지혜를 깨우는 길을 오래전부터 이야기해 왔다. 특히 한민족 1만년 역사 속에서도 명상과 수행을 통해 인간의 의식과 생명을 확장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져 왔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은 인간이 만들어 낸 기술(인공지능 AI)의 힘이 아니라 인간 자신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가능성(원형지능 AI)일지도 모른다.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시대일수록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지 되묻는 작업이 더 중요해진다.
구급차 안에서 수많은 삶의 경계를 지켜본 한 소방관의 기록은 결국 같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다.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다.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는 그 어떤 문명보다 더 깊은 곳에 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이 시대에 우리가 다시 시작해야 할 일은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인간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에게 묻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 명상과 수행 같은 오래된 지혜의 길을 다시 탐색해 보는 일도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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