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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의 '아리' 마저 K-푸드가 되는 시대, 하이브의 ‘영악한’ 애국 마케팅
이미지 출처 : ARIH 인스타그램

최근 hy와 하이브의 합작법인 ‘hyh’가 미국 월마트에 K-푸드 브랜드 ‘아리(ARIH)’를 론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인의 소울(Soul)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아리랑’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것은 지금 시점 누가 얘기하지 않아도 보이는 것이고, 게다가 무려 월드스타 BTS가 직접 브랜드명을 선택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 중이다. 언뜻 보면 K-컬처의 위상을 드높이는 행보 같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이는 ‘영리함’을 넘어선, BTS 노래 가사에도 나오는 허울좋은 단어 "겨레", 그 민족의 정체성까지 상품화하려는 ‘영악한’ 상술의 정점이기 때문이다.

민족의 노래, 기업의 '상표'로 전락하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에게 단순한 노래 그 이상이다. 고난의 역사 속에서 위로가 되었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인시켜 주던 성역(聖域)과 같은 존재다. 그런데 하이브는 이 깊은 울림의 단어를 연상시키도록 하며 아리랑의 '아리'를 고작 고추장 버터 국물과 에너지 드링크 캔 위에 새겨 넣었다.

물론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리랑'이라는 고유의 자산이 가진 무게감을 생각한다면, 이를 일회성 소비재의 브랜드명으로 소비하는 방식은 대단히 가볍고 작위적이다. 한국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명분은 허울 좋은 포장일 뿐, 실상은 ‘가장 한국적인 것’을 가장 빠르게 ‘돈’으로 치환하려는 조급함이 엿보인다.

'BTS'라는 치트키와 팬덤 마케팅의 그늘
이번 브랜드 론칭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역시 ‘BTS가 직접 선택했다’는 서사다. 하이브는 팬덤이 아티스트의 선택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낸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티스트의 명성을 빌려 제품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팬들의 구매력을 자극해 글로벌 시장에서 손쉽게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노래와 예술로 세계를 감동시켰던 아티스트의 커리어가 이제는 특정 기업의 식품 브랜드를 세일즈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소모되고 있다. 아리랑의 '아리'를 파는 주체가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는 점은 더욱 기만적이다. 진정으로 한국 문화를 위한다면 그 정신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데 집중해야지, 이를 가공식품의 라벨로 붙여 팔 일인가. 아니 이번 글로벌 투어를 통해서 또한 전 세계 콘서트 라이브 생중계를 통해서도 수 조의 돈을 벌어들일텐데 무엇이 부족해서 K-Food에 아리랑까지 넣어가면서 영리에 혈안이 되는 것인가? 

영리함과 영악함의 경계
하이브의 행보는 영리하다. 글로벌 유통망인 월마트를 잡았고, 강력한 IP(지식재산권)인 BTS를 활용했으며, ‘K-푸드’라는 메가 트렌드에 ‘아리랑’이라는 민족적 상징성을 얹었다. 실패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그러나 우리는 묻고 싶다. 그들에게 ‘아리랑’은 무엇인가?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세련된 이름 중 하나일 뿐인가, 아니면 정말로 지키고 전파해야 할 가치인가? 전자로 보인다면 그것은 영리함을 넘어선 ‘영악함’이다. 전통의 가치를 자본의 논리로 난도질하는 행태가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우리는 우리 민족의 가장 귀한 상징들마저 대기업의 로고로만 기억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이브는 기억해야 한다. 아리랑은 전 세계 팬들에게 팔아치울 ‘굿즈’가 아니라, 우리가 온전히 보존하고 예우해야 할 정신적 뿌리라는 것을 말이다. 상업적 성공에 취해 선을 넘는 마케팅은 결국 그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K-브랜드’의 품격마저 깎아내릴 뿐이다. (반박은 언제든지  id : samr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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