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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구에게

철창의 하늘은 늘 네 발걸음만큼만 열려 있었겠지
둥근 길을 몇 번이고 돌며
계절을 냄새로만 짐작했을 너

늑구야,
그날 너는 처음으로 바람의 방향을 골랐겠지
누가 정해주지 않은 길을
스스로 선택해 본 첫 밤

울음이 아니라
너의 이름을 부르는 산의 메아리였을까
아니면
그동안 삼켜온 숨이 터져 나온 자유였을까

늑구야,
동물원에서의 시간은
너의 잘못이 아니었고
도망친 것도
죄가 아니라
살아보려는 본능이었을 거야

그래도
혹시 돌아오고 싶다면
그건 포기가 아니라
다른 방식의 생존일 테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돌아오렴

하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한다면

늑구야
어디선가 바람을 따라
네가 진짜 늑대로 살고 있기를

사람들의 이름이 아닌
너 자신의 이름으로

그 밤의 달 아래에서
한 번쯤은
온전히 자유로웠기를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유수연 기자  miracle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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