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 힐링 인물, 지명
[안면도] 삼봉, 세 개의 봉우리가 지키는 안면도의 푸른 병풍

안면도의 해안선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삼봉 해수욕장은 유독 든든한 느낌을 준다. 해변 한쪽을 묵직하게 버티고 선 세 개의 봉우리 덕분이다.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가족'이라는 소박하고도 단단한 유래가 깃든 이곳은, 서해의 거친 바람을 막아주는 안면도의 푸른 병풍이다.

기다림이 빚어낸 세 개의 실루엣
삼봉의 유래는 이름 그대로 세 개의 봉우리에서 시작된다. 현지 사람들은 이 봉우리들을 각각 남편봉, 아내봉, 자식봉이라 부른다. 여기에는 특별한 전설이 한 자락 깔려 있다.

옛날, 바다로 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 가장을 기다리던 아내와 아들이 매일같이 언덕에 올라 먼바다를 바라보았고, 결국 그 기다림이 사무쳐 온 가족이 그대로 바위 봉우리가 되었다는 서글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다.

어찌 보면 서해안 어디에나 있을 법한 흔한 전설 같지만, 삼봉 앞에 서면 그 무게감이 다르게 다가온다. 거친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고 나란히 서 있는 세 봉우리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함께함'의 가치를 묵묵히 웅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솔향기가 빚어낸 은신처, 곰솔 숲
삼봉의 진짜 매력은 바다를 등에 지고 펼쳐진 거대한 곰솔(해송) 숲에 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라 억세고 강인한 소나무들이 끝없이 이어진 이곳은, 일상의 소음을 차단하는 천연 방음벽이다.

두여 해변이 바닥을 보며 지질의 역사를 읽는 곳이라면, 삼봉은 고개를 들어 소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탐닉하는 곳이다. 숲길을 걷다 보면 은은한 솔향기가 코끝을 스치는데, 이는 바다가 내어주는 소금기 섞인 공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삼봉만의 독특한 향기를 완성한다. 이곳에서의 산책은 단순히 걷는 행위를 넘어, 지친 마음을 푸른색으로 수선하는 과정과 같다.

프레임 속에 갇힌 바다, 해식 동굴의 미학
최근 삼봉은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동굴 인생샷' 명소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오랜 세월 파도가 깎아 만든 해식 동굴 안에서 바깥을 바라보면, 동굴 벽이 거대한 액자가 되어 서해의 푸른 풍경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아낸다.

자연이 깎아낸 이 '창문'을 통해 보는 바다는 평소보다 훨씬 명확하고 아름답다. 이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볼 때도 가끔은 시야를 좁히고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듯하다.

 

 

 

유수연 기자  miracle2005@naver.com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수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