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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의 정수(頂髓), 국사봉에서 조망하는 ‘섬의 안녕’

섬을 여행한다는 것은 대개 바다를 곁에 두고 걷는 일이지만, 그 섬의 진면목을 보려면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전체를 조망해야 한다. 안면도에서 그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국사봉(國師峰)이다. 해발 100m 남짓한 나직한 산등성이지만, 그 이름의 무게와 정상에서 맞이하는 풍경은 결코 가볍지 않다.


나라를 생각하던 기도의 터
'국사봉'이라는 지명은 전국 곳곳에 존재한다. 대개 나라의 스승과 같은 산이라거나, 국태민안을 빌던 장소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안면도의 국사봉 역시 예부터 국가적 재난이나 가뭄이 닥쳤을 때 하늘에 제를 올리던 신성한 곳이었다. 섬사람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거친 바다로부터 삶을 지켜주는 영적인 지주였을 것이다.

오늘날 이곳을 오르는 길은 과거의 비장함 대신 평온한 안면송(소나무)의 호위를 받는다. 붉은 줄기가 곧게 뻗은 소나무들이 뿜어내는 솔향은 산행 내내 폐부 깊숙이 스며들어, 일상의 번잡함에 지친 여행자의 마음을 정화해 준다.

동과 서, 바다와 땅이 만나는 파노라마
정상에 마련된 정자에 오르면 안면도는 비로소 자신의 전신을 드러낸다. 서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서해와 꽃지해변의 할미·할아비 바위가 아스라이 보이고, 고개를 돌려 동쪽을 보면 잔잔한 천수만 너머로 뭍의 풍경이 이어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안면도는 '섬'이라기보다 거대한 생명체가 바다 위에 엎드려 있는 형상이다. 리아스식 해안의 복잡한 굴곡은 그 자체로 한 폭의 동양화가 되고, 그 굴곡 사이사이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을이 옹기종기 내려다보인다. 웅장한 고산준령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낮고 따뜻한 시선이 국사봉 정상에는 머물고 있다.

하늘과 땅을 잇는 마음의 봉우리
국사봉은 발아래 세상을 굽어보는 오만한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안면도의 낮은 숨결까지 모두 보듬어 안는 어머니의 품 같은 곳이다. 제를 올리던 선조들의 마음이 그러했듯, 이곳에 서면 자연스럽게 가족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게 된다.

높이가 산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국사봉은 몸소 증명한다. 화려한 해수욕장의 인파에서 잠시 벗어나, 안면도의 척추를 타고 올라 이 산의 정상을 마주해 보길 권한다. 붉은 낙조가 섬 전체를 덮을 때쯤, 당신은 안면도가 숨겨두었던 가장 깊고 고요한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국사봉에서 바라본 안면도의 모습 (출처 : 네이버 블로그 seosancom)

국사봉의 유래 (현지 안내판 설명글)

충남 태안군 안면읍 소재지에서 서남쪽으로 약 10Km 쯤 가다 보면 큰 산아래 동네가 보인다.
이 곳이 바로 안면읍 신야리 마을이다.
옛날에는 신이리라 불리며 인면몰의 서남쪽에 자리 잡은 이 산은 해발 109m로 안면도에서 가장 높은 아름다운 명산이다. 산 정상에 오르면 아래 내려다보면 보령군과 금흥면의 인흥까지 선명하게 한 눈에 보인다. 이곳 국사봉의 유래는 이렇다.

수년 동안 계속되는 가뭄으로 논과 밭이 말라 주민들이 굶주리고 원인모를 질병으로 고통이 날로 심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노승이 찾아와 천신께 서낭당을 세우고 극진하게 소원을 빌어 소원이 이루어지면 그곳을 국사봉이라 부르라 하고 사라졌다. 마침내 그 말을 들은 마을 주민들은 그곳에 당을 세우고 지극 정성으로 제를 올리니 신기하게도 비가 내렸다. 이후 노승이 다시 나타나 저 산을 잘 모시면 무병장수할 것이라 말을 남기고 다시 사라졌다 한다.

그 후에 마을에서는 매년 정월 보름에 제를 지내고 무병장수하다 세월이 흘러 당이 허물어지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마을에 원인 모르게 죽어가는 사람이 생겨 당이 세워진 자리에 주민들이 다시 제를 올리던 차에 2009. 6. 22 ~ 11. 30까지 실시한 희망근로사업으로 서낭당을 쌍서낭당으로 당집의 형태로 돌로 쌓아 복원하였다. 

2009년 12월 1일

 

 

 

 

 

 

유수연 기자  miracle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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